면세점 '연말 대전', 신세계 웃을까
일본 기업 이미지 롯데, 명동 사수 불투명
2015-08-07 03:00:00 2015-08-07 03:00:00
롯데의 경영권 분쟁에 신세계(004170)가 말없이 웃고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간의 다툼이 장기화되면서 당장 연말에 있을 롯데면세점 소공점(본점)과 월드타워점의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 재승인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롯데그룹 일가의 경영권 분쟁을 올 연말 시내면세점 재입찰 심사에 반영하기로 알려지면서 롯데면세점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입찰전에서 고배를 마신 신세계가 올 연말 새 사업자 선정에서 이 자리를 노릴만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적의 위기가 곧 자신의 기회로 작용한 셈이다.
 
신세계가 지난달 시내면세점 입찰전에 사업예정지로 내세운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지척에 있다. 롯데면세점의 사업권 재승인이 미끌어지고 대신 자신들이 사업권을 따낸다면 서울 명동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을 쓸어모은다는 최상의 결과도 꿈꿀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경쟁사의 악재에 희망을 걸고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달 결정된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입찰에서 본점 명품관을 통째로 내놓는 초강수를 뒀음에도 불구하고 탈락했다.
 
신세계는 연면적 1만8180㎡(5500평) 규모의 본점 명품관 전체를 시내면세점으로 사용해 2.5층만을 사용하는 롯데면세점 본점보다 넓은 공간을 확보해 길게 줄 서있는 유커들의 발길을 돌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오너 이슈로 상황이 불리해진 롯데면세점과 한판 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신세계 측은 아직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입찰에 나설지 여부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 상태"라며 "재입찰까지 시간의 여유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검토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명동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몰리는 상징적인 곳"이라며 "이 특허권을 신세계가 가져간다면 면세점 업계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롯데면세점은 현재 서울에서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코엑스점 등 총 3곳의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소공동과 월드타워점은 오는 12월 사업권 특허가 만료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업자를 다시 선정하기 위해 오는 9월25일 공개 입찰 신청을 마감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 소공점을 지키지 못한다면 호텔롯데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지난해 소공점의 매출은 약 1조9700억원으로, 서울시내 면세점 총 매출액(약 4조3500억원)의 45.4%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매출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자칫 회사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는 이번 사업권 재승인을 반드시 따내야 하는 롯데면세점이지만 악재가 끊이지 않는다.
 
매년 수백억원씩의 호텔롯데 배당금이 일본으로 전해지는 것이 알려진 후 일본기업이라는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호텔롯데의 지분 99.28%를 일본 기업인 롯데홀딩스, L투자회사, 광윤사, 등이 나눠 갖고 있다. 지난해 호텔롯데 전체 매출 중 83.7%가 롯데면세점에서 나온 것을 감안하면 연말 재입찰 심사에 일정부분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시내 면세점 재입찰이 연말 진행될 가운데 형제간 다툼, 일본 배당금 등 논란이 롯데면세점에 악재로 작용될 전망이다.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는 모습. (사진=이철 기자)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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