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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평생 싫증나지 않는 재테크
2015-08-07 06:00:00 2015-08-07 10:41:36
 
이명로 푸르덴셜생명 라이프플래너(LP)
사람은 항상 편해지고 싶어한다. 달리다가 멈추면 서고 싶고,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아있으면 눕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매일매일 성장하는 사람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선명한 목표가 있다는 것이다. 하루 목표를 달성하면 잠시 쉬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그 하루를 모아 일주일을 만들고 일주일이 모아 한 달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 이렇게 스스로를 움직이는 목표를 설정하면 슬럼프에 빠져도 돌아올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하면 돌아오는 시간이 더 단축된다. 일주일 동안 금연을 하겠다고 결심했다면 "중간에 누가 방해를 한다면 그때는 사탕을 먹어야지"라고 미리 준비하는 사람이 금연에 성공할 수 있다. 무조건 하겠다고 결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약 이럴때는 이렇게 해야지"라고 미리 계획을 세워놓는 습관이 플랜 B다.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움직이는데 만약 못하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계획까지 있다면 백전백승인 셈이다.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라이프플래너로서 상담을 하다 보면 고객들은 "빚부터 갚고 먼저 집부터 산 후에"라는 말을 많이 한다. 일단 중요한 것부터 하고 이후에 구체적으로 계획을 다시 잡아서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안타깝지만 실패할 확률이 높다. 재테크도 사람이 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항상 게을러지고 싶고 쉬고 싶어한다. 그러므로 사람의 의지력에 기반을 둔 재테크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물론 열심히 돈을 모아서 빚부터 갚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후가 문제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취미가 돈 쓰는 것이고 그런 재미를 알아야 사람은 더 강렬하게 돈을 모으고 싶어한다. 그런데 5년간 돈 갚는 것만 집중했다면 계획을 달성하고 바로 다른 계획을 세울 수 있을까. 대부분 휴식을 하고 싶어한다. 그렇게 열심히 모았는데 조금만이라도 쉬고싶다고 생각한다. 그 동안 못해왔던 것을 보상받고 그래서 한 달만, 몇 달만 더 즐기고 다시 계획하자고 다짐하다가 결국 원래대로 돌아오기 어려운 강을 건널 가능성이 크다. 결국 5년간 모으던 사람도 한 번 써보면 쓰는 게 즐거워서 모으는 것은 다시 뒷전이 된다.
 
재테크는 병렬로 해야 한다. 인간의 의지력에 의존하는 원샷원킬 방식으로는 실패하게 된다. 여러가지 재테크를 동시에 움직이는 시스템이 사람의 의지력보다 더 충실하게 자신을 스스로 지켜주는 것이다. 5년 동안 빚을 갚기 위해서는 5년 빚 갚기 저축, 그동안 열심히 살아가는 나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하니 1년 만기여행 저축, 10년 후 집도 바꾼다면 주택저축, 55세 이후 은퇴를 준비해야 한다면 은퇴준비를 위한 계획 등 플랜이 병렬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한 가지를 달성하고 쉬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능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
 
친구들을 만나 술을 한잔 하다보면 자꾸 기분에 취해 카드를 긁는 경향이 있는가. 이를 막아내거나 참아보려고 노력하는 것은 인간의 의지력에 대한 과대평가다. 의지력으로 카드를 긁는 것을 막으려 해보았자 헛수고가 될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의지력이 아닌 스스로의 시스템으로 막아야 한다. 친구와의 만남을 줄이던지 카드를 집에 두고 가면 된다. 스스로 원천 봉쇄하는 것이 그날의 기분에서 나오는 우발행동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것처럼, 재테크도 스스로의 시스템을 통해 통제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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