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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렌드)인도 ICT 시장을 잡아라
모디노믹스 ‘디지털 인디아’ 주목…“공격적 수비 필요”
2015-08-03 10:59:14 2015-08-03 11:26:14
인도 ‘모디노믹스’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지속되면서 유수의 글로벌 ICT 기업들이 인도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특히 모디노믹스의 주요 과제로서 제조업 중심의 ‘메이크 인 인디아’와 함께 ICT에 중점을 둔 ‘디지털 인디아’가 추진되면서 그 파급효과에 기대가 모아진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최근 ‘인도 모디노믹스의 전개와 ICT : 디지털 인디아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강조하며 “전세계가 주목하는 인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진출을 위한 전략적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디노믹스’란 지난해 5월 10년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하며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경제 정책을 뜻한다.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평가받던 인도가 지난 몇 년간 둔화된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경제 성장에 최우선을 둔 모디노믹스는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IMF는 인도의 2015년 GDP 전망치를 기존 6.3%에서 7.5%로 상향조정했는데 이는 중국의 6.8%보다 높은 수치다.
 
보고서는 모디노믹스의 대표 과제 중에서도 ‘디지털 인디아’에 주목했다. 디지털 인디아는 인도를 디지털 지식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범정부적 프로그램이다. 2019년까지 모든 정부를 디지털화해 e-거버넌스를 구현하고 전국 지자체를 초고속인터넷 망으로 연결하며 전자상거래를 촉진하기 위해 총 1조1300억루피의 사업비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발표된 ITU의 ICT 개발지수(IDI)에서 인도는 지수 2.53으로 전세계 166개국 중 129위를 점해 매우 낮은 위상을 보였다. 모바일 통신은 여전히 개발도상국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며, 브로드밴드도 유·무선 모두 보급률이 매우 낮다.
 
인도 IT 수준의 국제 비교(100인당 보급률, 2014). 자료/ITU, world telecommunication indicator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소프트웨어(SW)와 IT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IT산업에서 국제적 위상을 갖고 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라면 인도는 세계의 사무소(Back office)라고 불리는 이유다. 2009년 이후에도 인도의 ICT 산업은 매년 11%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해 왔다.
 
‘디지털 인디아’는 모디 총리가 감독위원회의 의장을 맡고, 디지털 주간을 선포해 계획을 발표하면서 추진 동력을 얻고 있는 만큼 향후 4년간의 추진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태은 KISDI 부연구위원은 “Mckinsey&Co.가 분석한 인도를 변화시킬 12개 기술 중 8개가 모바일 인터넷, 클라우드, 인텔리전트 SW, 디지털 지불, 디지털 아이덴티티, IoT, GIS, 인텔리전트 교통 및 운송 등 ICT 관련 아이템”이라며 “이런 기술이 적절히 활용됐을 때 2025년 기대할 수 있는 파급효과는 막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디 총리 집권 후 통신서비스 분야에서 외국인 직접투자는 정권출범 2개월만에 15억달러를 달성했으며, 특히 미국과의 관계 회복에 따라 미국 IT 기업의 투자가 가속되고 있다.
  
영국의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인도의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2014년 69억달러에서 2019년 257억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7월 20억달러의 투자를 통해 온라인 판매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일본 소프트뱅크사는 지난해 10월 인도 전자상거래업체 스냅딜에 6억2700만달러를 투자해 34% 지분을 인수했다. 중국 알리바바는 인도 온라인 결제회사인 원97 커뮤니케이션즈의 지분 25%를 인수했고 폭스콘과 함께 스냅딜에 대한 1조원 규모의 투자를 협상 중이다.
 
또 구글은 스마트폰 플랫폼 ‘안드로이드원’을 인도에서 발표했으며, 샤오미는 내년 인도에서 스마트폰 생산을 개시하기 위해 지난 3월 추가 투자를 집행했다. 대만의 테리 궈 폭스콘 그룹회장은 2020년까지 10~12개의 공장을 인도에 짓고 노동자 100만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 영국,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4위 규모로 빠르게 성장한 인도의 IT 스타트업들도 많은 해외 자본을 끌어들이고 있다.
 
삼성, 현대, LG 등 국내 대기업들도 지난 1990년대 중반 인도의 시장개방 직후 승용차, 가전 분야들에 대규모 투자를 하며 시장선점 효과를 누렸다. 삼성전자(005930)는 휴대폰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다. 그러나 여전히 글로벌 기업 대비 국내 기업들의 인도 진출 및 투자는 미약하다는 분석이다. 또 인도 ICT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이제는 ‘공격적인 수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태은 부연구위원은 “모디노믹스와 디지털 인디아의 추진 현황 등에 대한 정보공유의 장을 만들고 인도에 특화된 해외 진출 전략과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인도 CEO 포럼이 만들어져 양국 정부와 주요 기업 간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메이크 인 인디아뿐 아니라 ‘디지털 인디아’의 관점에서 중소 IT 기업도 인도라는 새로운 시장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인도는 경제 대국임과 동시에 개발도상국으로서 ODA의 수혜국”이라며 “우리나라도 100억달러 규모의 인도 금융지원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민관 공동의 인도 진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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