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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 사내유보금 1년 새 38조원 증가
삼성·현대차그룹 30조원↑…30대 그룹 전체의 80% 차지
2015-07-22 10:27:35 2015-07-22 10:27:35
정부가 기업의 사내유보금에 대해 과세방침을 정했지만 기업들은 오히려 사내유보금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악화로 경영환경이 불투명해지면서 기업들이 과세 방침에도 불구하고 유보금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1년 간 국내 3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은 40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위 5대 그룹의 증가액이 30대 그룹 전체 증가액보다 많았고, 재계 1, 2위인 삼성과 현대차 그룹의 증가액은 30대 그룹 전체 증가분의 80% 정도를 차지했다.
 
21일 CEO스코어가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국내 30대 그룹 268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2014년과 2015년 1분기 말 기준 사내유보금을 비교 조사한 결과, 개별 기준으로 올해 1분기 말 사내유보금은 710조3002억원으로 1년 전보다 38조2378억원(5.7%) 증가했다.
 
사내유보금은 특히 삼성, 현대차 등 5대 그룹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5대 그룹의 사내유보금은 503조9378억원으로 1년 새 38조6067억원(8.3%) 증가했다.
 
사내유보금은 자본잉여금에 이익잉여금을 합한 금액이고, 이익잉여금은 기업의 당기 이익금 중 세금과 배당, 상여금 등의 지출을 제외한 금액이다. 다만 사내유보금에는 현금 외에 공장, 설비 등의 유형자산과 재고자산이 포함돼 있어 ‘곳간에 쌓아둔 돈’이란 세간의 인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 현대차를 비롯한 21개 그룹의 사내유보금이 일제히 증가했다.
 
삼성그룹 사내유보금은 232조6479억원으로, 1년 새 17조9310억원(8.4%)이 늘었다. 30대 그룹 중 최대 규모다. 이어 현대차그룹이 12조4964억원(12.4%) 증가한 113조3599억원을 기록했다.
 
SK그룹은 70조3082억원으로 4조9184억원(7.5%) 늘었다. LG그룹과 롯데그룹은 각각 43조5910억원, 44조307억원으로 1년 새 1조9660억원(4.7%), 1조2949억원(3.0%)씩 증가했다.
 
한화도 1조2638억원(11.5%)이 증가한 12조2850억원에 달했다. 이어 한진 8490억원(34.1%), 신세계 5500억원(6.9%), 현대백화점 4444억원(7.3%), CJ 3695억원(3.4%), 미래에셋 3487억원(12.9%), 영풍 3302억원(5.0%), 포스코 3129억원(0.6%) 순으로 모두 3000억원 이상씩 늘었다.
 
효성(2752억원 9.4%), 금호아시아나(2300억원, 14.9%), KCC(2155억원, 4.7%), LS(1805억원, 3.0%), OCI(896억원, 2.2%), 현대(541억원, 2.8%), 대우건설(373억원, 4.6%), 두산(168억원, 0.2%)도 유보금을 늘렸다.
 
반면 10대 그룹 중 GS와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동부, KT 등 실적이 악화된 8개 그룹의 사내유보금은 감소했다.
 
지난해 3조원대 손실을 입은 현대중공업은 2조5183억원이 급감했다. 재무구조개선약정 대상에 오른 동부 역시 감소 금액이 1조1697억원에 달했다. KT도 8662억원 줄었다.
 
아울러 대림(4636억원), GS(3778억원), 동국제강(2523억원), 대우조선해양(1548억원), S-Oil( 1335억원)이 각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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