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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짱)한화그룹 태양광 수직계열화 구축…'뚝심'이 원동력
2015-07-21 08:17:55 2015-07-21 08:17:55
"고유가와 원자재 값이 폭등하고 있다. 향후 유망시장으로 부상한 에너지사업 부문에서 태양광과 열병합발전사업에 진출하는 등 신수종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나가자."
 
지난 2008년 7월. 김승연 회장은 직접 주최한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신서장엔진 발굴'을 강하게 주문했다. 그로부터 약 한달 뒤. 한화그룹은 2011년까지 총 11조원을 단계적으로 투입해 태양광을 포함한 신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듬해 신년사에서도 태양광 사업은 빠짐없이 등장했다. 김 회장은 2009년 1월 신년사를 통해 "앞으로 그룹과 각 사는 부단한 해외시장 개척과 미래 경쟁력의 원천이 될 신 사업 발굴에 전념해달라"며 "로봇산업과 같은 최첨단 고부가가치산업을 비롯해, 태양광 발전, 자원개발 등 녹색성장 관련사업에 대해서도 전략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이 태양광사업에 본격적인 투자에 발벗고 나선 것은 2010년부터다. 한화그룹은 2010년 8월 중국 솔라펀파워홀딩스(현 한화큐셀)를 4300억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의 태양광기술 기술벤처기업인 1366테크놀로지와 크리스탈솔라, 사일런트파워 등을 잇따라 사들였다. 지난 2011년에는 한화솔라에너지(현 한화큐셀코리아)를 설립, 태양광 발전 사업 분야로 영역을 확대했다.
 
◇한화큐셀 말레이시아 공장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특히 지난 2012년은 한화그룹이 태양광 사업에서 한 획을 그은 해로 평가 받는다. 세계 3위의 태양전지 제조사인 독일 큐셀을 인수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업체로 도약했다. 이후 2013년 전남 여수 산업단지에 1만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준공하며 수직계열화의 큰 그림을 완성했다.
 
뿐만 아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충북 음성에 태양광 모듈 공장을 신설키로 한데 이어 지난 2월에는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합병하고, 통합법인의 본사를 독일에서 국내로 이전했다. 태양전지 기준으로 3.28GW의 생산능력을 보유하며 세계 1위 업체로 도약하게 됐다. 올해 충북 진천공장이 완공되면 한화그룹은 총 5.2GW의 생산능력을 확보, 2위 중국 잉리(3.19GW)와 격차가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은 그동안 해외에 본사와 생산기지를 두고 있던 탓에 '검은머리 외국기업'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도 있었다. 하지만 국내에 본사와 생산 거점을 동시에 구축함으로써 이 같은 부담감에서 자유로워졌다. 고용창출 등 투자 효과를 앞세울 수 있는 것은 물론 내수기업으로서 목소리도 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한화 태양광 사업의 끊임없는 성장의 원동력은 김승연 회장의 '통큰 투자와 결단력'으로 압축된다. 김 회장은 태양광이 침체 징조를 보이던 2011년에도 업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관련 사업에 대한 의지를 거듭 표명했다. 그해 10월 그룹 창립기념일 기념사를 통해 "태양광과 같은 미래 신성장 사업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하며 그룹의 새 역사를 이끌 소중한 토대로 키워가야 한다"면서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이나 불확실한 사업환경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묵묵히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단순히 태양광을 매개로 훌륭한 사업 성과를 일구는 것을 넘어서 지구상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만드는 일에 전념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평소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을 통해 풍요로운 국가의 미래와 인류의 미래에 기여하자"고 강조하던 김 회장의 지론과도 일맥상통한다. 김 회장과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에 '뚝심'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 다니는 이유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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