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면 그렇지 못한 경우와 비교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 미국에서는 그렇다고 한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보고서에서 미국 사회에서 대학 졸업장은 등록금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고 밝혔다. 소위 '아이비리그'로 불리는 명문대의 1년 학비는 수천만원에 이르며 여기에 기숙사비까지 합하면 상상만 해도 등골이 휘어질 것 같다. 그런데도 그게 남는 장사라는 얘기다.
통계를 보면 대학 졸업자의 평균 초임은 약 6만4500달러(6680만원)인데 반해 2년제의 평균 초임은 약5만달러(5180만원), 고졸은 4만1000달러(4250만원)이었다. 이를 은퇴 직전까지의 기간으로 확대하면 대학졸업자는 2년제 졸업자보다 약 87만5000달러(약9억650만원), 고졸보다 120만달러(12억4320만원)를 더 벌게 된다. 이렇게 보면 남는 장사라고 할 만하다.
한국도 그럴까.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최종학력에 따른 급여 차이는 성과급을 포함해 고졸 근로자 평균이 214만원, 2년제 전문대의 경우 평균 247만원, 대졸 근로자 평균은 334만원, 대학원 졸업은 470만원이었다. 우리나라도 학력이 높을수록 급여가 높았다. 학위 취득까지 고려해 입사 시기가 늦어진다 해도 대학을 졸업한 근로자는 전문대보다 평생에 걸쳐 2억6264만원, 고졸보다 3억4390만원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학 졸업장이 분명 남는 장사이다.
그러나 사실 이 통계에 공감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앞으로 손해보는 장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4년제 대학 진학률은 70%를 넘는다. 너도나도 대학 졸업장을 갖고 있으니 큰 변별력을 갖추지 못하게 됐다. 요즘에는 대학원 졸업장이 기본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학력 인플레가 심각하다. 기업 인사담당자가 가장 쓸모없는 스펙 1위가 학위라고 뽑을 정도며 학력란을 없애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다면 어릴 때부터 과하게 교육비를 쏟아 자녀에게 대학 졸업장을 안겨주는 것이 과연 가치 있는 일인지 생각해볼 일이다. 차라리 사교육비를 모아 투자를 해 나중에 사업자금으로 물려주는 게 오히려 자녀의 평생 소득에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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