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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그리스…남유럽은 안전한가?
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 2010년과는 달라
2015-07-06 15:45:09 2015-07-06 16:52:22
그리스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유로존 주변 국가들로까지 전염돼 지난 2012년 남유럽 위기가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스트라포 등 주요 외신들은 그리스 사태가 남유럽 전반적인 경제 위기로 퍼질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반긴축 움직임이 확산돼 유로존 탈퇴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고 전망했다.
 
◇경제 위기 도미노 현상 가능성은 낮아
 
앞서 지난 2011~2012년에는 2010년 그리스에서 촉발된 재정 위기가 남유럽 주변 국가들로까지 번지면서 높은 부채를 가지고 있던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가 함께 홍역을 치렀다.
 
이번 그리스 사태로 재정위기가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는 가운데, 우선 다수의 전문가들은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며 이번 사태가 주변 국가들의 경제 위기로 퍼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금융위기를 겪은 후 스페인과 포르투갈과 같은 유로존 국가들이 경제 개혁을 단행한 결과 경제 상황이 그때보다는 개선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로존 역시 재정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유로안정화기구(ESM)를 설립해 긴급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펼치고 있는 양적완화 정책 역시 주변 국가들의 충격을 완화시켜 줄 수 있다는 평가다.
 
오히려 남유럽보다 동유럽 국가들을 우려해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위스 UBS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의 경제가 유럽연합(EU)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태"라며 "교역과 투자 면에서 그렉시트의 여파가 가장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긴축 움직임 확산될 가능성 다분해"
 
◇스페인 좌파 정당 포메도스를 이끄는 파블로 이글레시아스가 스페인에서 열린 그리스 반긴축 지지 시위 현장에 참여해 지지자들과 기뻐하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다만 전문가들은 반긴축 움직임이 확산돼 남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유로존 탈퇴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현재 최근 남유럽 국가들에서는 반긴축을 외치는 좌파 정당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9~10월 총선을 앞둔 포르투갈에서는 긴축 반대를 외치는 사회당의 집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스페인에서도 신생좌파 정당인 포메도스가 영향력을 넓히는 것 역시 이러한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우리는 할 수 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포메도스가 이끄는 좌파 연합은 창당 4개월만에 스페인 제3당으로 급부상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포메도스를 이끌고 있는 '말총머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대표는 제2의 치프라스라고 불릴 정도로 치프라스 총리와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다.
 
그리스의 국민투표가 반대로 끝났다는 소식에 파블로 대표는 "그리스의 민주주의가 승리한 날"이라며 환호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반긴축 움직임이 확산되는 것은 이들 국가들의 경제 상황이 재정 위기 이후보다는 개선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서민들의 삶이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실업률이 치솟고 서민들의 생활고가 가중돼 국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한 상태다. 
 
스페인의 작년 실업률은 24%에 이르고 포르투갈의 실업률도 역시 14%에 임박했다. 이탈리아 같은 경우에는 지난 2011년부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에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포르투갈과 이탈리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는 120%를 훌쩍 넘기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치프라스 총리가 선거에 승리했을 때 젠스 바스티안 그리스 경제학자는 "오늘의 그리스는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의 나라에서 앞으로 벌어질 일의 전조일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긴축에 지친 국민들이 좌파 정당에 손을 들어주면서 이러한 반긴축 움직임이 어느 정도 확산될지 유로존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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