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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파라자일렌(PX) 생산 업체들이 뜻밖의 호재를 연이어 맞고 있다. 지난 4월 중국에서 PX 공장 폭발사고와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업체의 도산 등이 동시에 터지며 수급불균형이 촉발된 데 이어 최근에는 원자재 값 약세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국제유가가 최근 배럴당 60달러 초반을 기록, 하향 안정세를 타면서 수익성 개선에 일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PX 가격은 지난 12일 기준 톤당 936달러로 전주 대비 2.2% 올랐다. PX와 원료 간의 가격차를 의미하는 스프레드는 톤당 348달러로, 업계 추정 손익분기점(BEP) 250달러 대비 약 100달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PX는 폴리에스테르와 같은 합성섬유나 페트(PET)병의 중간원료다. 중국 석유화학 업체들은 국내 업체들로부터 PX를 구매해 PTA를 만들고, 최전방인 합성섬유나 PET 제조사에 판매한다. 국내 기업의 PX 생산능력은 SK종합화학(183만톤), S-Oil(180만톤), 한화토탈(177만톤), GS칼텍스와 SK인천석유화학(각각 135만톤), 현대코스모(118만톤), 롯데케미칼(75만톤) 등 총 생산능력이 1003만톤에 달한다. 지난해 총 수출 물량 397만톤 중 중국 수출분이 91%(363만톤)를 차지할 정도로, 특정 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약점으로 지목돼 왔다. 중국 PTA 업체들의 가동률에 따라 국내 PX 업체들의 수익성도 출렁거리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쏠림현상이 심화되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최근 하향 안정세를 타기 시작한 국제유가가 수익성 하락을 막는 방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 초반에 형성되면서, 원유에서 추출한 나프타 가격도 톤당 500달러대에 머물러 있다. 나프타를 구매해야 하는 PX 업체 입장에선 원료비 부담을 덜게 된 셈이다.
중국이 PTA 공장 가동률이 60%대에 달하는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는 점도 호재로 거론된다. PTA 업계 내부에선 경쟁 격화에 따른 판가 하락의 역풍을 맞을 수 있지만, 원료를 파는 PX 업체에선 판매처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PX 업계는 올들어 중국 PTA 업체의 증설 경쟁에 따른 반사이익을 일부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PX 업체들의 수출량은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기준 221만톤으로, 이 중 중국이 207만톤을 사갔다. 이는 지난해 중국 수출 물량(108만톤) 대비 약 100만톤 늘어난 규모다. 관련 업계는 중국이 올해 490만톤 규모의 신·증설을 추진 중이며, 이미 상반기에 생산능력을 370만톤 확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신·증설로 공급과잉이 심화돼 중국 내에서 PTA 분야에서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하고 있다. 반면 국내 PX 업계는 중국 내 수급상황은 당분간 큰 변동없이 현 상황을 유지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미 중국 내 생산능력이 과잉상태기 때문에 공급선을 잃을 우려는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내 PTA 가동률이 60%대에 머물러 있지만, 전체 생산능력 자체가 크기 때문에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면서 "국제유가가 급변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견조한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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