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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슈퍼스타트업)개발자를 위한 클라우드 '도커'
가상머신 의존 환경 변화…기업가치 10억달러 추산
2015-06-22 11:00:44 2015-06-22 11:00:44
미국의 IT전문 매체 벤처비트는 최근 가장 뜨거운 기술기반 스타트업으로 '도커(Docker)'를 꼽았다. 2013년 서비스가 출시된 이후 개발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주요 IT 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구글, MS, IBM 등 주요 IT기업들이 기술기반 스타트업 '도커'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열린 구글의 개발자컨퍼런스의 한 장면.(사진=뉴시스/AP)
 
도커는 한 마디로 말하면 컨테이너 응용프로그램의 배포를 자동화하는 오픈소스 엔진이다. 도커는 가장 성공적으로 보급된 형태의 컨테이너 기술로,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컨테이너의 개념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컨테이너란 소프트웨어가 한 컴퓨팅 환경에서 다른 컴퓨팅 환경으로 이동을 했을 때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지를 해결하는 솔루션이다. 애플리케이션과 이를 구동하는데 필요한 모든 종속물, 라이브러리, 기타 바이너리와 구성 파일 등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은 전체 런타임 환경으로 구성된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컨테이너는 단일 운영체제(OS)에 여러 개의 격리된 리눅스 시스템들을 실행하기 위한 운영 시스템 레벨 가상화 방법이다. 컨테이너를 이용한 가상화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패키징해 배포를 편리하게 지원하고 중앙에서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오픈소스 기술이다.
 
얼핏 보기에는 가상화머신(VM)과 비슷한 개념으로도 여겨지지만 도커는 세 개의 컨테이너에 담긴 애플리케이션 구동 서버와 각각의 컨테이너가 OS커널을 다른 컨테이너와 공유한다는 면에서 차이가 있다. 가상머신의 경우 세 개의 가상머신을 구동하는 물리 서버는 하이퍼바이저와 그 위에서 구동되는 세 개의 별도 OS를 갖는다.
 
◇가상화머신(VM)과 도커엔진(오른쪽)의 구조 차이.(사진=도커 홈페이지)
 
이는 컨테이너와 가상머신의 용량 차이로도 이어지는데, 컨테이너는 몇 십 메가바이트(MB)에 불과하지만 가상머신 자체 OS는 기가바이트(GB) 단위로 넘어간다. 다시말해 컨테이너는 서버 한 대로 가상머신보다 훨신 많은 컨테이너를 호스팅할 수 있고, 가상머신은 OS 부팅과 애플리케이션 구동에 몇 분이 넘게 걸리지만 컨테이너화된 애플리케이션은 거의 바로 시작할 수 있다. 다만 컨테이너 기술은 가상머신만큼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전반적 인식이다.
 
◇앱 개발환경의 획기적 변화 추구
 
도커는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닷클라우드라(Dotcloud)라는 이름의 기업이 모태다. 도커 프로젝트는 닷클라우드의 여러 서비스 중 하나였는데, 2013년 2월 창업주 솔로몬 하익스(Solomon Hykes)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운영하는 서비스로서의 플랫폼(PaaS)을 지속할 것인지, PaaS의 핵심인 컨테이너 기술에 집중할 것인지의 기로에서 과감하게 후자를 택했다. 회사의 일부였던 프로젝트가 회사를 대표하는 서비스로 자리매김 하는 것을 넘어 사명까지 바꾸게 된 것. 회사의 시초가 됐던 닷클라우드는 2014년 독일의 클라우드콘트롤에 매각됐다.
 
결과적으로 컨테이너 기술을 선택한 것은 탁월한 결정이었다. 도커컨테이너는 VM웨어나 MS 등과 같은 기업의 가상화 툴에만 의존해야 했던 개발 환경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한 서버환경에서 다른 서버환경으로 이동할 때 어떠한 팅커링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포인트였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돈이었다. 오픈소스 서비스란 특성때문에 아무리 많은 이용자가 발생하더라도 수익과 직결되지는 않는 것. 도커의 온라인 다운로드 횟수는 300만 건을 상회하지만 매출은 지난해 말 기준 1000만달러도 채 되지 않았다. 도커는 점차 높아지는 인지도를 발판으로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판매하거나 이용자 지원 서비스를 통해 수익 모델을 형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도커의 이 같은 계획을 신뢰하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월 인사이트벤처파트너스가 이끈 투자 라운드에서 도커는 9500만달러를 조달했다. 작년 9월 유치한 4000만달러를 포함해 지금까지 1억60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업계에서는 도커의 현재 기업가치를 약 10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도커 로고.(사진=도커 홈페이지)
이 때문에 도커의 기술을 눈독들이고 인수를 타진하는 곳도 적지 않지만 현재로서는 매각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분간은 사업 초기 내걸었던 '한 번 구축하면 어디에서든 운영할 수 있고, 한 번 설정을 해두면 무엇이든지 구동할 수 있다'는 약속을 지키는데 역량을 모으겠다는 심산이다. 벤 골럽 도커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도커는 다섯명의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형국에 있다"며 "각자가 서있는 곳에서만 도커를 보고 이해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도커는 열악한 재정 상황에서도 필요한 곳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결단력을 보였다. 로고 디자인에 799달러(약 90만원)를 들인 것도 그 중 하나다. 사명을 바꾼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13년 6월 도커는 99디자인에 의뢰해 로고 디자인 공모전을 실시했다. 이 과정은 도커 블로그를 통해서도 공개가 됐는데, 기린, 코끼리, 아콘 등 다양한 이미지를 활용한 84개의 후보작 중 인도네시아의 리키 아삼마니스의 디자인이 최종 선정됐다. 우승작은 작고 귀여운 고래가 컨테이너들을 등에 싣고 있는 모습으로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러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로고의 직관적인 이미지가 도커의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도 분석한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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