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유동성 장세, 아직 더 간다
입력 : 2015-06-04 06:00:00 수정 : 2015-06-04 06:00:00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의 중심에는 '금리'가 있다. 지난 4월 말까지 채권시장은 한국은행이 지난 2월 금리인하 이후 한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믿었다. 그러나 1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와 부합한 양호한 결과를 보였고, 안심전환대출 시행에 따른 MBS 발행으로 채권시장 공급량 증가가 가격 약세(시장금리 상승)로 나타나며 일시적으로 주식시장의 저평가 해석이 모호해지는 혼란을 겪었다.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논쟁과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국과 독일 국채금리 상승이 더해지며 글로벌 유동성 환경의 혼란 우려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렇듯 불안정한 시장상황에서 시장전문가의 코멘트도 투자심리를 흔드는 데 한 몫 했다. 그리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독일국채에 대한 과도한 유동성 쏠림이 유럽 채권시장을 단기 과열로 이끈다는 해석도 전해졌다.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조차도 실물경기와 고용회복이 더딘 상태에서 미국 주식시장이 다소 고평가 영역에 위치에 있다는 언급과 올해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는 코멘트도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다.
 
선진국 증시의 고평가 논란도 국내 투자자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데 일조했다. ‘만약 미국 또는 유럽증시가 하락할 경우 과연 한국증시가 버틸 수 있을까?’ 라는 과거의 상대적인 부진에 바탕을 둔 심리적인 우려 역시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선진국 증시의 고평가 논란을 ‘추세적 변화’의 신호로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실적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제 아무리 미국증시라 해도 하락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회복되고 있는 선진국의 경제가 갑작스럽게 방향을 트는 것은 쉽지 않다. 즉 단기적으로 고평가 된 것을 조정하는 것이지 방향을 바꾸었다고 미리 짐작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물론 단기적으로 주식과 채권 등 선진국 투자자산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일부 고평가되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지 않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 자산가격이 상승한 것과 비례해 실물경제 회복이 진행되었던 것도 무시되면 안 된다. 일시적인 가격조정이 발생한다고 해서 이를 다른 위험자산의 가격붕괴의 이유로 삼는 것은 아직까지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예견된 상태에서 예행연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당장 선진국 경제가 저금리 정책을 제외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정책 변경으로 어렵사리 가져온 경기회복세를 무기력하게 잃을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회복세의 둔화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부진 신호가 있다면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노력도 있을 것이다. 선진국과 신흥국, 실물자산과 금융자산 등 지역, 항목별 투자자산의 엇갈림이 있었다. 앞으로 우리가 확인할 것은 그 차이를 줄이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뿐만 아니라 주요 신흥국의 성장 둔화 역시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미 신흥국 연간 성장률이 5%를 밑도는 등 10년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당분간 통화정책 방향은 인플레이션 리스크보다 경기부양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신흥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변화를 보이는 것은 물가지표 변화를 우선적으로 확인한 이후가 될 텐데 그 시기는 아무리 빨리 잡아도 2016년 상반기 정도를 예상해 볼 수 있다. 즉 현재는 유동성에 베팅하고 내년부터 매크로에 베팅하는 순서가 정해진 것이다. 불안정한 경기변수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추세가 존재하는 통화정책 변수를 더욱 신뢰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선진국 금융시장은 제로금리 효과를 보았다. 당장 우리 기준금리가 제로금리로 향해 갈 수는 없다. 그러나 한국은 산업구조 상 물가지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기 어려운 국가이다. 내수 보다 수출의존도가 높고, 중간재 제품을 수입해 부가가치를 더해 수출하는 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글로벌 수요환경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글로벌 인플레이션 수준 이상으로는 유지가 된다. 현재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약 1% 내외라고 가정한다면 기준금리가 1.75% 수준까지 하락한 우리는 실질금리가 이제 제로금리에 근접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채권시장 수급에 혼란을 준 안심전환대출의 경쟁입찰 부담 역시 완화되고 있다. 시장금리가 출렁거리며 금융시장에 혼란을 주었지만 금리는 다시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 국내 경제 상황 역시 회복을 낙관하기는 아직은 이르다. 내수 지표는 다행히 일부 개선되고 했지만 그 동안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수출 모멘텀 약화가 확인되고 있다. 현재의 국내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이다. 통화정책 기조가 전환되기 전까지는 주식과 채권의 동반 강세 가능성이 존재한다. 주가에 부담을 준 기업실적도 2분기 개선이 유력하다. 지난 4년간의 기업실적 정체를 감안하면 1분기 저점 통과에 이은 개선만으로도 하반기에 대한 기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돋보이는 이유이다. 저금리 시대, 주식 투자에 대한 참여율을 높여야 할 시기이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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