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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실수로 ‘살아있는’ 탄저균 국내반입
국방부 “치료제는 있지만 백신은 개발 중”
2015-05-28 15:47:13 2015-05-28 15:47:13
생물학 무기로 사용되는 탄저균이 미군의 실수로 ‘살아있는 상태’에서 국내 반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스티브 워런 미 국방부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유타 주에 위치한 군 연구소의 부주의로 살아있는 탄저균 표본이 캘리포니아와 메릴랜드 등 9개 주와 한국 오산에 있는 주한미군 합동위협인식연구소(ITRP)에 보내졌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 시민들에게는 피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연구실에서 잠재적으로 탄저균에 노출됐을 것으로 여겨지는 연구원들의 피해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도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산 기지 소속 51전투비행단 긴급대응팀이 응급격리시설에서 규정에 따라 탄저균 샘플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한미군은 이미 해당 표본을 비활성화된 것으로 인식하고 ITRP에서 제독 훈련에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한미군 측은 “훈련에 참가했던 22명의 요원들이 감염됐을 가능성에 대비해 검사를 진행하고 항생제와 백신을 투여하는 등의 의료조치를 취했다”면서 “현재 어느 누구도 감염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보통 ‘하얀 분말’ 형태로 운반되는 탄저균은 호흡·접촉·섭취 등으로 탄저병을 일으키는 생물학 무기로, 전염성이 높아 연구 목적으로 탄저균을 옮기더라도 반드시 죽거나 비활성화된 상태여야 한다.
 
탄저병은 발병 하루 안에 항생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치사율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2001년 탄저균이 우편을 통해 미국 정부와 언론에 전달됐을 당시 우편물을 취급한 집배원과 기자, 병원 직원 등 5명이 숨진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 국방부는 입장자료에서 “군 당국은 탄저균에 감염됐을 때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인 시프로플록사신과 독시사이클린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탄저균 백신 보유 여부에 대해서는 “질병관리본부 주관으로 2016년 개발을 목표로 연구가 진행중”이라며 “개발이 완료되면 군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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