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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실질실효환율 7년2개월 만에 '최고'
원화-엔화 격차 커져…추가 원화절상은 '제한적'
2015-05-20 16:56:57 2015-05-20 16:56:57
지난달 한국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엔화 가치는 낮은 수준을 지속해 원화와 엔화가치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20일 BIS국제결제은행의 '4월 실질 실효환율(Real Effective Exchange Rate)'에 따르면 4월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전월보다 1.95 포인트 상승한 115.34 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2월(118.79)이후 7년2개월 만에 최고치다.
 
사진/뉴시스
 
실질실효환율은 각국의 통화가치 변동과 교역비중, 물가상승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출하는 지표로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가장 잘 보여준다. 2010년을 기준으로 이 수치가 100을 넘으면 그만큼 통화가치가 절상됐다는 의미다. 
 
지난달 원화의 경우 실질실효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115.34포인트를 기록한 반면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은 71.99포인트로 집계됐다.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2012년 중반까지 엔화 실질실효환율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2012년 9월 일본은 101.38포인트, 한국은 99.72포인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2년 10월 한국이 100.7포인트로 일본의 99.67포인트를 역전했다. '돈 풀기' 양적완화인 아베노믹스가 시작되면서 엔화 가치가 계속 떨어져 작년 12월에는 69.2포인트까지 내려갔다.
 
반대로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계속 상승해 4월에는 115포인트까지 올라섰다. 2012년 후반보다 원화 가치는 15%가량 절상된반면 엔화는 30% 가까이 절하 된 것이다.
 
이처럼 원화가 엔화 뿐 아니라 세계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지속할 경우 수출 부진에 큰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최근 수출은 저유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경제의 성장세 둔화와 수출경쟁력 약화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부진이 점차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통관기준으로 연평균 수출증가율은 금융위기 이전 평균 11.9%에서 2011년 이후 1%대로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한국과 미국 간의 정책금리 격차 축소와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이 10%이상 고평가 된 점을 미뤄볼 때 추가 원화강세는 제한적으로 내다봤다.
 
김문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가 그동안 많이 절하됐고, 원화는 상대적으로 고평가 됐기 때문에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면 엔화의 약세 속도도 줄어들어 원화도 약세를 나타내 격차가 더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KDI 연구원은 "향후 미국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본, 유럽연합(EU) 등의 완화적인 통화정책도 지속됨에 따라 실질실효환율로 평가한 원화가치가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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