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촛대 '장발장은행' 순항
100% 시민모금으로 운영…890개인·단체 성금 3억 모아
지난 2월 출범이후 146명에 2억 대출
2015-05-19 13:35:21 2015-05-19 13:35:21
영화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처럼 벌금을 못내 교도소에서 노역을 하는 사람을 돕는 '장발장은행'에 이용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19일 장발장은행은 지난 2월 첫 출범 이후 모두 8차 걸쳐 146명에게 2억6971만400원을 대출했다고 밝혔다.
 
장발장은행은 100% 시민 모금으로 운영되며 5월 14일 기준으로 모두 890명의 개인, 기관, 단체에서 3억1207만8641원의 성금이 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출범 100일을 앞두고 성금 3억 원, 대출 2억 원을 넘어섰으며 장발장은행의 잔액은 4236만8241원이 남은 상태다.
 
은행장 홍세화 씨는 내달 1일 저녁 제9차 대출심사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새로운 대출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벌금형을 선고 받고도 낼 돈이 없어 교도소에 갇히는 사람들이 해마다 4만 명이 넘는다.
 
장발장은행 관계자는 "이들은 죄질이 나쁘거나 위험해서가 아니라 오직 벌금을 낼 형편이 못 되어서 교도소에 갇히는 경우"라며 "선정자 중에는 음주운전이나 성범죄 등 사회적 물의를 빚을 만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또 “장발장은행에 대한 시민의 참여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많고 대출 신청도 쇄도하고 있다”며 “매일 걸려오는 수백 통의 문의 전화에 응답하는 일만으로도 하루 일과를 다 보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장발장은행의 모든 대출은 무담보, 무이자로 진행된다.
 
돈을 빌릴 때 담보는 필요 없고 6개월 이후 1년 내 이자 없이 원금만 갚으면 된다.
 
심사에는 김희수 변호사, 도재형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등 대출 심사위원 등이 참석한다.
 
한편 이달 8차 대출에서 이집트 국적의 A씨가 포함돼 처음으로 외국인에 대한 지원을 진행하게 됐다고 장발장은행측은 전했다.
 
이집트인 A씨는 생계를 위해 무면허 운전을 하다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은 사람으로 그의 한국인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있지만 벌금 미납으로 인해 노역장에 유치될 경우 산모와 신생아를 돌볼 사람이 없다는 딱한 사연을 하소연했다.
 
이에 장발장 은행은 벌금 100만원에 해당하는 액수를 대출해주기로 결정했으며 A씨는 외국인 최초로 장발장은행의 도움을 받게 됐다.
 
오는 6월4일은 장발장은행이 출범한지 100일째 되는 날이다.
 
장발장은행 운영위원회에 참가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이를 기념해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장에서 '국회로 간 장발장'이라는 토론회를 열고 장발장은행의 취지를 널리 알려 시민사회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홍 의원실은 "죄질이 나쁘거나 위험해서가 아니라 오직 벌금을 낼 형편이 못 되어서 교도소에 갇히는 사람들의 숫자를 줄이는 일은 법과 제도를 조금만 고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장발장은행 후원에는 전·현직 정치인들과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함께 가수 인순이씨 등 종교계 인사들을 비롯해 일반 시민 등 모두 5백여 명이 함께할 예정이다.
 
한편 국회는 총액벌금제 대신 일수벌금제로 바꾸고 벌금분납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 벌금제 개혁 입법을 위해 노력해왔으나 아직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지난해 특별 사면과 감면을 받고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는 서민 생계형 사범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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