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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대규모 희망퇴직…은행권 불안감 고조
5년만에 타진…실적 저조한 직원들 "짐싸야하나"
2015-05-13 15:46:53 2015-05-13 15:52:58
◇국민은행은 임금피크직원 및 일반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고 13일 밝혔다. 사진/뉴시스
 
국민은행이 대규모 희망퇴직을 추진하면서 은행권에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다른 은행들은 올해 초 희망퇴직을 끝냈지만 회사가 목표로 하는 수준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다. 감원 바람이 지나갔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던 은행권 직원들은 바짝 긴장한 표정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사는 임금피크 직원과 장기근속 일반직원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임금피크 직원은 최대 28개월 이내, 일반직원은 기본 30개월에서 직급에 따라 36개월 이내의 특별퇴직금이 지급된다.
 
윤종규 KB금융(105560)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이날 공식행사장에서 희망퇴직 규모에 대해 "신청을 받아봐야 한다"고 했으나 지난 2010년 3200여명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이래 5년 만의 희망퇴직인 만큼 대규모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대상자들 위주로 희망퇴직 수요가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신청자수는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희망퇴직에 나서는 이유는 비대한 인력 구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은행 임직원 수는 2만1000여명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많다.
 
단순 수치뿐만이 아니라 과장 이상 책임자급 직원이 1만1000여명으로 사원·대리 등 일반직원(9100명)보다 많은 구조다. 이 같은 인력구조는 인건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수익성 악화에 한몫하고 있다는 게 은행측의 설명이다. 따라서 이번 희망퇴직을 통해 5000여명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의 대표격인 국민은행 노사가 희망퇴직에 합의하면서 나머지 시중은행의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관리자급이 넘쳐나는 '항아리형' 인력구조는 국민은행 뿐만 아니라 전 은행권의 공통된 고민이다.
 
지난해 증권, 보험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은 이후 '이제는 은행 차례'라는 전망이 파다했다. 올 들어 신한·우리·농협은행 등에서 줄줄이 희망퇴직을 단행했지만 국민은행과 달리 매년 실시하기 때문에 200~300명 규모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수익성 악화에 따른 영업실적 압박과 감원 얘기가 돌면서 은행권의 표정은 어둡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점포수는 계속 줄고 있고 실적 압박은 커지고 있다"며 "희망퇴직이라하더라도 실적이 저조한 사람들은 '알아서 짐을 싸라'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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