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유니클로)
패션업계에서 로고 없는 상품, 이른바 '로고리스'(logoless) 브랜드의 성장세가 심상찮다. 개성과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실속형 소비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과 맞물려 로고리스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치소비가 국내 소비자들을 이끌어가는 중대한 축으로 떠오르면서 '로고리스' 브랜드의 시장 장악력이 커지고 있다. 가치소비란 가격이나 품질 등을 꼼꼼히 따져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성향을 뜻하는 말로, 무조건 아끼는 알뜰소비와 달리 만족도가 높은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 양식을 의미한다.
유니클로는 로고를 노출하지 않은 베이직한 디자인으로 올해 매출 1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해당 브랜드가 국내에 첫 매장을 오픈한 지난 2005년 4개에 불과했던 매장 수는 현재 148개에 달한다.
유니클로의 성공요인은 단연 로고가 없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유행을 덜 타는 제품들이 출시됐고,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성향에 맞춘 다양한 스타일 연출이 가능해졌다.
최근에는 일상복에서 더 나아가 고가의 의류로 분류되는 골프웨어로도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몇몇 골프 선수들이 유니클로 옷을 필드에 입고 나왔다는 얘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세계적 골프선수이자 브랜드 홍보 대사인 아담스콧 선수의 경기 의상 지원에도 나선 상태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브랜드 로고를 디자인 전면에 활용하는 대신, 뛰어난 기능과 세련된 실루엣 등 입는 사람에게 만족감을 주는 점을 우선 순위로 삼고 있다"면서 "나이, 성별, 직업, 국적과 상관없이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편안하면서도 감각적인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매출이 꺽인 일부 브랜드들은 아예 로고를 없애거나 로고 사이즈를 줄인 제품을 내놓기도 한다.
아베크롬비는 올해부터 회사 로고를 뺀 제품들을 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 제품에 로고가 잘 보이지 않게 하거나 사이즈를 줄인 로고를 부착한 제품들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패션의 완성은 명품백이라는 말도 옛말이다. 과거에는 한 눈에도 명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큰 브랜드 로고와 특유의 패턴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제는 '명품 티 안나는 명품가방'이 인기다.
실제로 루이비통이 지난해 선보인 '락킷백'은 기존에 브랜드 로고나 이니셜을 눈에 띄게 배치한 것과 달리 로고를 잘 드려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로고리스 백'으로 불리기도 했다. 구찌와 버버리도 특유의 로고나 문양 제품 외에 새로운 디자인백을 잇따라 출시했다.
한 명품 브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로고가 없는 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운걸로 알려진 점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면서 "브랜드 로고는 중요한 자산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로고의 의 컬러나 문양을 변형하는 등 로고를 재해석해 제품 디자인에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지승 기자 raintr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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