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스마트폰 빼앗는 한국, 쥐어주는 선진국
미국 "디지털 교육 중요…지역 불평등 없애야"
한국 "집중력 떨어져 공부 안돼"…정부도 팔짱만
2015-05-19 06:00:00 2015-05-19 23:15:05
뉴욕대 인문학 연구소는 지난달 스마트폰 앱이 아이들의 언어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소는 미취학 아동 148명을 2개 그룹으로 나눠 조사했다. 한쪽 그룹 아이들은 고전 소설 ‘호메로스(고대 그리스 서사시인)’의 작품을 가르쳐주는 앱을 하루 10~12분씩 듣게 했다. 다른 한쪽은 같은 시간 동안 자유롭게 선택한 앱을 사용하도록 했다.
 
10주 후 호메로스 앱을 사용한 미취학 아동들은 일반 앱을 쓴 아이들보다 읽고 말하기에 필요한 음운 체계 이해력이 더 높았다.
 
미국 캔터베리 대학은 박사 과정 중인 학생에게 스마트폰이 도움이 되는지를 실험하고 있다.
 
연구 책임자인 마자하 샤이드는 “모바일 기기는 무궁무진한 교육 기술의 통합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학교육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이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료에 쉽게 접근 할 수 있고 양방향 대화가 가능하다. 멀티미디어와 가상 환경까지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교육 전문가 톰 벤더 아크는 미국 학생들의 2014년 종합 점수가 2013년보다 많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종합 점수가 F였던 주는 2013년 14개였지만 2014년에는 5개로 줄었다. D인 주는 13개에서 19개로 늘었고, C인 주는 11개에서 13개, B인 주는 10개에서 11개로 증가했다.
 
톰은 안드로이드폰, 아이패드 등의 출시로 미국에 디지털 교육 시스템 보급이 늘어났고, 그 덕분에 학생들의 학업 성적이 전체적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디지털 교육은 교육의 지리적 불평등을 없앴다”며 “학생들은 어디서든 수준 높은 맞춤형 수업과 선생님들을 연결시켜준다”고 호평했다. 이어 “이전에는 배울 수 없었던 고등 수업들도 들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미국 의회는 50개의 디지털 교육법을 통과시켰다. 또 이미 통과한 422개 디지털 교육법을 구현하거나 조정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RnR마켓 리서치는 올해 7억 9800만 달러인 모바일 교육 시장이 2020년에는 37억 6000만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까지 매년 36.3% 성장하는 셈이다.
 
우리나라 사정은 미국과 대비된다. 널리 보급된 스마트폰의 장점을 교육에 도입하려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스마트폰의 단점을 부각하며 학생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더 중점을 둔다.
 
국내 많은 의학 기관들은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학생들은 전두엽이 발달하지 않아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능력이 감소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도 스마트폰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등은 스마트폰 중독 예방 교육 등을 통해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스마트폰 교육 정책은 예산 부족, 교재 개발 난항으로 멈춘 상태다.
 
뉴욕대는 가정환경이 유복할 수록 스마트폰이 학업에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중산층 가정 아이 중 49%가 스마트폰 앱을 다운받는다. 그 중 80%는 교육관련 앱을 받은 적이 있다. 반면 저소득층 자녀들은 30%가 앱을 다운로드 받았고, 그 중 57%가 교육관련 앱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미국에서는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용 앱들이 나와있다. '나의 알파벳: 어린이를 위한 바다속 ABC(My Alphabet: Underwater ABC for Kids)'는 물고기, 거품이 움직이는 바다 배경에서 알파벳을 익히는 게임이다.
 
‘행동 수학: 컵케이크(Motion Math: Cupcake!)’는 컵케이크 가게를 운영하면서 산수를 배울 수 있는 앱이다. 아이들이 컵케이크 판매를 하면서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등의 개념을 학습하도록 만들었다. 게임 자체도 만만하지 않다. 컵케이크를 만들고 배달하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산수 공식을 활용해야 하고, 산수를 더 잘 할 수록 게임에서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마법토끼의 수학 경주(Wonder Bunny Math Race)'는 귀여운 토끼들이 아기자기한 배경에서 달리기 경기를 하는 게임이다. 달리기 경기 중간마다 장애물이 나온다. 이 장애물을 넘기 위해서는 산수 문제를 풀어야 한다. 산수 문제를 빨리 풀수록 토끼는 장애물을 더 빨리 넘고,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미국 교육 전문가들은 부모와 학교가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무조건 막아서는 안 되며 학습 의욕이 고취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입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더해 부유층 아이들에 비해 뒤지는 저소득층 아이들의 스마트폰 교육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수잔 뉴먼 뉴욕대 아동교육학과 교수는 “아이들의 스마트폰 앱 교육의 격차를 학교에서 적극 나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어른들이 '게임기'로만 인식하고 아이들로부터 스마트폰을 빼앗는 동안 선진국에서는 '학습기구'로 이용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김현우 기자 Dreamofan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