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금산분리 완화의 핵심법안으로 4월 임시국회에서 공을 기울였던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이 부결된 것은 '내부 반란'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여야 원내대표 협상으로 마련한 금융지주회사법 수정안(기업의 시중은행 지분소유 한도를 4%에서 9%로 조정)은 30일 자정 직전 본회의에서 찬성 9표(재석의원 202명 중 찬성 92명)가 모자라 부결됐다.
법사위를 통과한 금융지주회사법 원안의 표결도 한나라당 지도부가 앞서 통과된 은행법 수정안과 '논리적 모순'을 피하려고 반대표를 유도, 결국 금융지주회사법은 수정안과 원안이 모두 통과되지 못했다.
1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법 수정안의 반대자 64명과 기권자 46명에는 한나라당 의원이 각각 35명씩 포함돼 있다.
이 법안의 표결에 참여한 한나라당 의원 141명의 절반에 가까운 70명이 당론에 등을 돌린 것이다.
특히 한나라당 정무위 위원의 경우 표결에 참여한 10명 가운데 반대나 기권표를 던진 의원이 9명이고 금융지주회사법 수정안을 제안 설명한 고승덕 의원만 찬성표를 행사했을 뿐이다.
홍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원내지도부가 "민주당이 수정안을 요구해 합의해줬는데 반대했다"고 항의한 것과 달리 자당 의원들의 `반란'이 부결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결과는 본회의장에서 같은 당 김영선 정무위원장의 '사자후'에 대한 동정표가 쏟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의 표결을 앞두고 2차례나 반대토론에 나와 "여야 원내대표가 마지막 공적을 내기 위해 정치적으로 야합했다"고 열변을 토하며 반대표를 주문했다.
지난 3월 초 정무위에서 한나라당이 단독처리한 법안이 여야 지도부의 협상으로 변경된 데 따른 분노가 폭발하면서 동료 의원들의 표심을 순식간에 움직인 것.
게다가 임기만료를 앞둔 당 원내지도부가 이날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김 위원장에 대한 동정도 있지만 지도부가 어영부영하면서 상황을 통제하지 못해 기권이나 반대가 많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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