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추이.(출처=한국석유공사)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올 들어 빠른 회복세를 보이던 정제마진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마진 상승의 원동력이었던 공급부족 문제가 해소될 조짐을 보이면서 서서히 약발을 잃어가고 있어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8.3달러로 전주 대비 0.8달러 하락했다. 지난 2월 말 9달러대로 올라선지 6주 만에 8달러대로 내려앉았다.
복합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에서 수입원유의 가격을 뺀 것으로, 정유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통상 업계에서는 손익분기점(BEP)을 4~5달러대로 보고 있다.
복합정제마진은 지난해 말 반등하기 시작해 지난달 말까지 꾸준히 올랐다. 지난해 3분기 배럴당 2.2달러에서 4분기 4.2달러로 급등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6.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월 말에는 배럴당 9달러대로 진입한 이후 한달 이상 강세를 보였다.
그러다 지난달 말부터는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지난달 20일 9.5달러를 기록한 뒤 2주 연속 가격이 하락한 것.
이 같은 흐름은 무엇보다 정제마진 상승의 원동이었던 '수급 불균형' 문제가 해소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아시아 지역 정유사들의 정기보수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지난 2월 발생한 미국 정유업계의 파업도 지난달 12일 협상이 타결되며 사실상 종료됐다. 일시적인 호재가 모두 사라졌다는 얘기다.
반면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제자리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석달동안 정제마진 상승을 이끌어온 것은 공급 부족이었고, 이마저도 단기성 호재에 불과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인데, 현재까지는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태"라고 말했다.
업계는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S-Oil이 올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지난해 4분기 대비 유가 변동성이 약화됐을 뿐만 아니라 정제마진도 강세를 보여 개선된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정제마진을 견인할 요인이 마땅히 없는 가운데 국제유가의 향배마저 불투명한 상황에 놓인 탓이다. 정제마진이 약세를 보이더라도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정유사들은 재고평가손실 부담을 덜 여지가 있다.
반면 정제마진과 국제유가가 동반하락하거나, 유가가 정제마진 하락 속도를 앞지르게 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지난해 4분기가 대표적 본보기다. 정제마진은 전분기(배럴당 2.2달러) 대비 2배 가까이 오른 4.2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20달러 이상 빠지면서 막대한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해 정제마진 상승은 수익에 이렇다 할 기여를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란 핵협상 타결 등으로 향후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정유업계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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