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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중동 불안에 뛰는 金..반등 랠리 어디까지
금값, 1200달러 돌파..중동 불안·달러 약세가 원인
향후 금값, 연준 기준금리 시점에 따라 갈려
2015-03-27 14:13:43 2015-03-27 14:13:43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감이 커지자 금값에 탄력이 붙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 반군에 대한 공습을 시작한 데다 티크리트 교전이 이어지고 있어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향후 금값은 중동 사태 추이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시점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금값 1200달러 돌파..지정학적 불안감 '반영'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4월 인도분 가격은 7.80달러(0.7%) 오른 온스당 1204.8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초 이후 처음으로 온스당 1200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금값은 장중 한때 1219.79까지 치솟기도 했다.
 
또한 7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012년 8월 이후 최장기 상승 기록을 갈아치우는 데도 성공했다.
 
◇최근 금 선물 가격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사실 금 시장은 그간 연이어지는 달러 강세로 하락세를 이어왔다. 지난 13일에는 달러 가치가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1152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이는 3개월래 최저치다.
 
일각에선 달러 강세로 금값이 더 하락해 5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이런 흐름을 생각해 본다면 최근 금값 반등은 예상치 못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금값 상승 동력..지정학적 불안·달러 약세 
 
금값이 오른 주된 이유는 지정학적 불안감이 급증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 일부를 점령 중인 후티 반군에 공습을 가하면서 중동 전체가 전쟁에 휩싸일 것이란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5일 10개 아랍 동맹국과 함께 예맨 남부 아덴 항구를 점거 중인 후티 민병대를 공격했다.
 
이슬람 시아파인 후티가 사우디가 후원하는 예맨 정부군을 몰아내고 주요 거점을 손아귀에 넣자 이러한 결정을 한 것이다.
 
문제는 예멘 정부군과 후티의 교전에 사우디가 끼어들면서 지역 분쟁이 중동 국가들 간의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라크 정부군 (사진=로이터통신)
 
후티의 뒤에는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이 버티고 서 있다. 후티와 이란은 종교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후티에 대한 공격이 이란에 대한 도발로 간주되는 이유다. 이란과 경제·정치면에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러시아와 시리아까지 가세하면 판은 더욱 커진다.
 
반대 진영에는 이슬람 수티파 진영인 사우디와 아랍국, 미국이 있다. 이집트, 요르단, 수단, 파키스탄은 후티 공격을 위한 출정 준비를 마쳤다.
 
이라크 티크리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교전도 금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미국까지 티크리트 탈환 작전에 개입해 공격 규모가 확대됐다.
 
달러 약세도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달러 가치는 최근 경제 지표가 악화된 탓에 랠리를 멈추고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실제로 지난 25일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96.88로 0.36% 하락했다. 금은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약세는 금값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타이 웡 BMO캐피털마켓 원자재상품부문 이사는 "사우디 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감이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연이어지는 달러 약세도 금값에 힘을 실어줬다"고 진단했다.
 
◇금값 전망 분분.."1300달러로 뛸 것" VS. "세자릿수 기록" 
 
이처럼 국제정세와 각국의 행보가 금값에 유리한 쪽으로 흘러간 덕분에 금값이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금값이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HSBC는 금값이 온스당 1120~1360달러 선을 오갈 것이라고 내다보고 평균 예상가격을 1234달러로 잡았다. FX엠파이어는 금값이 머지않아 1223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전문가들은 금값이 1300달러대로 뛸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과 인도도 금값 상승세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이 두 지역에 귀금속을 선물하는 풍속이 자리잡으면 금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다. 양국는 전 세계 금 수요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 금 시장의 미래가 밝다. 중국 정부는 금 수출입 제한을 완화하기로 했다. 지난 19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다음 달 1일부터 광산업체와 황금 제련업체, 과학연구기관 등도 금 수출입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수요는 많아지는데, 공급량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란 전망 또한 금 시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세계금협회(WGC)는 앞으로 2년 동안 금 공급량이 정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연준의 기준금리가 조기에 인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금값 하락을 점치는 기관도 있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올 2분기 금값 예상치를 1150달러로 설정했고 BNP파리바는 달러 강세 여파에 금값이 세자릿 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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