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화장품 시장 '쑥쑥'..기준은 모호
2015-03-23 17:49:37 2015-03-23 17:49:37
◇천연화장품 제조에 쓰이는 주원료. 왼쪽부터 오이, 허브, 오미자ⓒnews1
 
[뉴스토마토 유지승기자] 천연화장품 시장 규모가 급증하는데 반해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천연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7000억원을 돌파한데 이어 올해는 3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해당 시장은 연평균 9%씩 계속 성장하는 추세다.
 
그러나 현재 국내 화장품법 상으로는 아직 천연 화장품에 대한 공식적인 기준이나 정의가 내려져 있지 않은 상태다. 천연 성분이 극소량, 즉 단 0.1%만 함유돼 있으면 천연 화장품이라 불려질 수 있는 것.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천연 화장품을 자연 그대로의 성분만 함유된 화장품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허위표시·광대광고에 노출될 개연성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더욱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천연'과 '유기농'이 혼용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천연 화장품에는 원료 구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반면, 유기농화장품에는 다소 깐깐한 기준이 적용됨에도 사실상 구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천연 화장품이란 원료구성 중 일부가 식물추출물이나 식물오일 등 천연 성분을 사용한 화장품이 해당한다. 명확한 기준이 없어 천연 원료가 조금이라도 들어가 있으면 천연화장품이라고 쉽게 지칭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유기농 화장품은 공식적인 기준이 명확히 정해져 있다. 화장품법 상 전체 함유성분의 95% 이상이 천연원료이면서 전체 10% 이상이 유기농 원료로 구성돼 있는 제품에 사용이 가능하다. 다만, 자연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17종의 합성원료는 5% 이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화장품 업게에서는 천연 화장품에 대한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점을 이용해 '천연'을 내세운 마케팅이 활발하다.
 
실제로 천연재료를 내세운 A사의 허브 제품의 경우 천연성분 함유량이 전체의 1.3%에 불과했지만, B사의 경우 전제품이 98%~100% 천연 성분으로 구성되는 등 함유량이 천차만별이었다. 게다가 천연 화장품의 화학성분에 대한 기준도 마련되지 않아 소비자 안전 문제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타사 화장품과 달리 천연 성분이 많이 함유됐지만, 천연 재료를 쓴다는 점을 과대 광고하는 회사들이 많아 자사 제품이 덜 부각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일부 천연 화장품 회사들은 무(無)방부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화학성분의 방부제로 분류된 것 이외에 검증되지 않은 방부제를 넣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를 제재할 수단이 없다보니 무조건 인체에 무해한 천연 화장품인줄 알고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이를 규제해야 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철순 식약처 대변인실 관계자는 "'유기농'이라는 것은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범위가 있지만, '천연'에 대해서는 정의가 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면서 "상식적으로 천연이라는 말을 외국에서 정의하는데가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천연이란 기준에 대해서 다른나라도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천연 화장품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 있는지 없는지 알아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식약처의 답변은 아직 유보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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