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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가치 조사]시장원리·경쟁, 모든 분야에 필요한가?
우리가 사는 세상
2015-03-19 09:25:00 2015-03-19 09:48:00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이사장 안치용) 소속 대학생 기자단 YeSS가 2.1지속가능연구소와 함께 현대리서치에 의뢰하여 진행한 <대학생 가치 조사>에서 ‘사회 전반에 걸쳐 모든 부문을 최대한 시장기능에 맡겨야 한다.’ 란 항목에 전국 50여개 대학, 2361명의 대학생들은 ‘그렇지 않다’ 45.8%, ‘보통이다’ 28%, ‘그렇다’ 26.1%로 ‘그렇지 않다’ 가 가장 높은 비율을, ‘그렇다’가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다.
 
◇자료=바람아시아
 
‘그렇지 않다’에 학생들을 각 분야별로 분류한 틀에서 보면, 모든 분야에서 ‘그렇지 않다’가 50%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특히 눈여겨 볼 몇 가지 분류는 남녀공학 보다는 여대가, 남자보다는 여자가 각각 13%라는 꽤 큰 차이로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고, 전공분야 중 사회과학과 법학을 전공하는 학생의 비율은 거의 60%에 달했다는 것이다. 또한 경제수준이 낮을수록 그 비율이 커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바람아시아
 
시장기능은 말 그대로 시장에 필요하고, 시장에 적용되는 기능이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이윤을 얻는 것, 즉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인데, 조사에 임한 대학생 중 거의 절반가량이 이 효율적인 시장 기능을 사회의 모든 분야에 적용하면 안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시장기능과 함께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해 요구되는 ‘경쟁 원리’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 대학생들은 ‘모든 분야에 최대한 경쟁원리를 도입하여 국가의 발전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란 문항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자료=바람아시아
 
이 문항 또한 ‘그렇지 않다’란 답변의 비율이 50%에 달하고 있다. 응답자 분류에서는 여대가 남녀공학보다 18.5%, 여자가 남자보다 19% 더 높게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인문학과 사회과학, 법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57%로 전과 비슷했다. 관심분야에서는 문화예술이 57.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경제수준에 따른 분류에서는 앞의 문항과 같은 경향을 보였다.
 
◇자료=바람아시아
 
대부분의 분류(국·공립/사립, 남/여, 여대/공학 등)에서 앞의 문항보다 훨씬 더 큰 격차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대학생들은 ‘경쟁’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사회는 자본주의 시장 경제 원리를 따르고 있다. 오래 전부터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것을 ‘옳다’고 추구해온 사회는 점점 더 많은 부분에 ‘비용 감축’을 통한 효율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경쟁과 효율을 사회의 ‘모든’ 분야에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 각 분야마다 추구하는 지향점이 다르고, 본질적인 목적이 다르다. 그러한 고유함을 효율이라는 하나의 잣대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인가?
 
요즘의 대학생들은 바쁘다. 공부하느라 바쁘고, 스펙을 쌓느라 바쁘다. 아침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자기계발’에 힘쓰는 이들은 취업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끊임없이 어딘가를 향해 질주하는 이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시작된 ‘경쟁’에 익숙해져 있다.
 
그런데도 이들이 경쟁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불확실한 미래 때문이다. 선의의 경쟁은 우리를 단련시키지만, 이 경쟁이 과열 될 때 문제가 된다. 즉, 이 경쟁의 목적이 무엇인지 잊은 채 경쟁만을 위한 경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과열된 경쟁 속에서 그들은 자신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경쟁을 견디는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그들을 그렇게 만드는가? 고민해 볼 일이다.
 
이제는 그렇게까지 줄 세우는 경쟁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어떤 분야에서는 개개인의 생각이 모두 모여 발전되지 않는가? 모두의 의견이 존중되어 만드는 결과물은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더 욕심내지 않고, 더 양보해서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효율성‘을 저해하는 것일까? 왜 세상은 점점 더 ’경쟁‘하라고 하는 것일까?
 
경쟁과 시장기능 자체를 문제 삼는 게 아니다. 다만 그것이 목적과 방향성을 잃는다면, 그것이 진정 ’모두를 위한 길‘인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우리는 경쟁과 시장기능을 수단으로 이용했었다. 잠시 멈춰 뒤를 돌아보자. 여전히 그것들이 ’수단‘인가?
 
  
문혜현 기자 www.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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