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없는 지방에서 주택담보대출이 금융위기 이후 80%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DTI규제를 받고 있는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이 같은 기간 30% 조금 넘게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급증세다.
문제가 되고 있는 가계부채 증가세는 수도권보다 지방이 심각한 상태임을 반증하는 수치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9년 1월 이후 지방의 주택담보대출은 84.7%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32.6% 증가에 그쳤다.
총액 기준으로는 수도권이 692조7600만원 증가하는 동안 지방은 783억6300만원 늘었다. 주택가액의 차이 등 시장규모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지방 주택담보대출은 수도권보다 90조원 많다.
지방이 수도권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커진 것은 금융위기 후부터다. 2009년 10월까지 더 높은 증가율을 보였던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은 그해 11월 역전됐다. 2008년 하반기 터진 금융위기 여파가 수도권 부동산시장으로 확산된 시점이다.
2009년 11월 이후 지난달까지 63개월 연속, 지방은 수도권보다 높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2009년 이후 월별 수도권-지방 주택담보대출 증가율 추이(자료=한국은행)
지방 주택담보대출 급증세는 주택시장 호황이 원인이다. DTI규제를 받지 않고 있는 지방은 주택공급 감소 누적 부작용까지 발생,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이 활황세를 보였다.
DTI는 총소득에서 부채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수도권이 60% 제한을 받고 있는 반면 지방은 규제를 받지 않는다.
실제 금융위기로 부동산시장으로 파고든 2010년 수도권 아파트값이 2.84% 하락하는 반면 지방5대광역시는 8.78% 상승했다. 2011년에도 수도권이 0.24%로 강보합세를 보인 것과는 달리 지방5대광역시는 18.09%나 올랐다. ▲2012년 수도권 -4.02%, 지방3.08% ▲2013년 -1.58%, 지방 2.97% ▲2014년 수도권 1.82%, 지방 3.63%로 지방은 수도권보다 높은 오름세를 지속해 왔다.
기획재정부는 직전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소비자물가상승률의 30%를 초과하고, 직전 2개월 평균 주택가격 상승률이 전국 평균의 30%를 초과하는 경우 투기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 DTI규제를 받게 되지만, 기재부는 지정을 하지 않았다.
집값 급등은 주택 매수경쟁전으로 이어졌다. 실거래가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2008년까지 3년간 수도권은 지방보다 많은 매매거래량을 유지했다. 이 기간동안 수도권은 163만여건의 주택거래가 신고됐고, 지방은 121만여건이 매매됐다.
하지만 2009년 지방 47만5000여건, 수도권 39만5000여건으로 매매량이 역전세를 보였다. 2009~2014년까지 지방에서 309만6000여건이 거래되는 동안 수도권에서는 214만7000여건이 신고됐다.
남영우 나사렛대학 교수는 "지방 집값이 상승한 큰 원인은 공급 감소 누적있지만 집값 상승과 거래 활성화라는 선순환고리를 이은 것은 DTI 미적용"이라며 "수도권이 침체기 DTI규제로 침체를 벗어나기 힘들었던 것과 달리 지방은 외부 투자자까지 가세하며 호황을 누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기재부와 금융위, 금감원은 가계부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DTI규제를 지방에도 확대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중 관련 내용을 담은 종합대책이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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