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정부의 쌀 수출 지원 기조는 강화되고 한국 쌀의 우수성은 세계에서 이미 인정받고 있다. 이제 앞서 고급화, 차별화를 통해 해외 진출에 성공한 쌀 수출 선배들의 경험을 참고해 자신만의 수출 전략을 수립할 일만 남았다.
실제 쌀 및 쌀 가공식품 수출에 성공한 사례들을 살펴보니, 이들은 고급화와 차별화로 첫발을 디딘 뒤, 제품 다양화를 통해 판로를 확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앞서 수출에 성공한 업체들은 모두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고급화·차별화로 진출 성공, 다양화로 수출실적 확대
고급화 전략으로 해외 진출에 성공한 대표적인 쌀 경영체는 제희RPC다. 제희RPC의 철새도래지쌀은 지난 2010년 농식품부가 선정한 최우수쌀로 수상받은 바 있다. 이 쌀은 2007년 처음으로 미국 수출길에 오르며 제희RPC에 '대한민국 1호 수출업체'라는 명예를 안겼다. 이후로도 품질을 인정받은 철새도래지쌀은 호주와 러시아, 몽골 등 지속적으로 행선지를 넓히며 지난 2014년까지 누적 2200여톤의 수출을 달성, 총 490만달러에 이르는 수익을 창출해낸 것으로 집계됐다.
배혜정도가는 차별화로 틈새 시장을 공략해 성공을 거뒀다. 막걸리에 포도, 유자 등 천연 과즙을 20% 이상 첨가해 만든 '탁테일'이 성공 비결이었다. 지역 농가가 재배한 쌀(경기미 100%)에 여주산 자색고구마를 넣어 빚은 배혜정도가의 부자 자색고구마 막걸리는 지난 2009년 한일 정상회담의 건배주로 채택되기도 했다. 배혜정도가 막걸리의 인기는 최근 중국에서 급속도로 높아지며 지난 2013년에는 한해 사이 매출액 2만달러 성장을 기록하며 수출실적 5만달러를 달성했다.
백제물산은 제품 다양화로 수요처를 확장하고 있는 업체다. 백제물산은 다이어트 기능을 갖춘 고아미 쌀로 쌀국수를 만들어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고 밀면과 냉면 등 제품 다양화를 꾀하며 수출 품목을 늘려나가고 있다. 백제물산이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 품목은 현재 200여개에 이른다. 이들은 미국과 일본, 유럽 등지로 수출돼 지난 2013년 백제물산에 550만달러의 수익을 안겼다.
◇왼쪽부터 ▲제희RPC 철새도래지쌀 ▲백제 쌀국수 ▲배혜정도가 송산포도 생막걸리.(사진=각사 홈페이지)
◇지자체에 지역 쌀 브랜드화 지원 등 주문 높아져
이들 쌀 수출업체는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과 노하우를 지역 농가 등 업계와 나누고 있다. 이에 따라 지자체에 농가와 수출업체를 잇는 지원이 더 높게 요구되고 있다.
제희RPC 대표 한건희 씨는 국내 쌀수출협의회에서 회장직을 맡고 있다. 성공 스토리를 다른 수출업체들과 공유하고 개선해 나가기 위해서다. 배혜정도가는 막걸리를 제조하는데 자신이 소재한 지역(경기 화성) 쌀을 100% 사용하는데, 이들 농가와 계약 재배까지 겸해 지역농가 소득증진에 기여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백제물산 역시 쌀국수 원료로 쓰는 고아미 벼를 계약 재배로 조달함으로써 쌀값 하락에 따른 농민들의 소득 하락 분을 보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 쌀 농가와 쌀 가공업체 간 '윈윈' 전략 수립에 지자체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쌀 수출 추천제가 폐지되면서 수출 쌀에 대한 정부 차원의 허가 기능 등이 줄게 됨에 따라, 1차적으로 쌀 생산 및 유통을 관리할 수 있는 지자체의 브랜드화 등 수출 지원 역량이 높게 주문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의 강점은 해당 지자체가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이같은 경쟁력을 살린 수출 전략 수립을 섬세하게 도울 수 있다"며 "지자체에서 강한 의지를 보인다면 정부도 적극 나서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주목도가 높았던 성공적인 쌀 수출 사례를 보면, 지자체 차원의 쌀 브랜드 개발 의지와 홍보 역량이 크게 발휘된 결과인 것으로 분석된다. 경남 하동군 청정하동쌀과 고성군 가바쌀, 전남 해남의 한눈에반한쌀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 농진청 관계자는 "농산물은 현장의 농민들이 생산하는 것이어서 중앙에서 관리가 힘들다"며 "지자체가 현장을 잘 감당해주면 국가 전반적으로 수출을 늘리기 위한 역할 분담이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뭉쳐야 산다..품목별 수출 협의체 주목
농식품부는 이처럼 지자체 등 소규모 단위의 쌀 및 쌀 가공식품의 수출 전략 수립을 돕기 위해 설립된 여러 협의기구를 관리하고 있다.
aT가 사무국 역할을 맡고 있는 쌀수출협의회와 농식품부에 등록 관리되는 쌀가공식품협회, 농식품부가 주도해 만든 민관합동 농수산식품수출개척협의회가 대표적이다. 이들 단체는 지난 5일 열린 '대호간척지 수출용 원료 벼 재배단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공식 대화기구다.
쌀 수출을 앞둔 농가 등은 이같은 창구를 활용해 수출 선배들과 정부측 조언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일례로 2009년 출범한 쌀수출협의회는 제희RPC 대표 한건희 씨가 회장직을 맡고 있는데, 여곳에 가입된 총 17개사 회원사와 수출을 위한 노하우 등을 공유하고 있다. 쌀 수출 전략을 고심하고 있는 초보 영농법인 등은 aT를 통해 이곳에 가입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aT 관계자에 따르면 쌀 관련 수출 실적이 있는 개인사업자나 법인 등 누구나는 이 협의회에 가입할 수 있다. 수출 실적이 없더라도 계획 단계에 있는 초보 농가 등은 가입 신청 이후 별도의 협의회 승인을 거쳐 회원사가 될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 한국산 쌀 수출 사례가 많지 않은 점에 비춰 공유되는 정보는 다소 제한적일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쌀 수출 전략을 함께 고민해 본다는 마음가짐으로 가입을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
이밖에 농식품부 장관이 주재하는 회의체로서 관련 전문가들이 다수 참여하는 농수산식품수출개척협의회와 자체적으로 만든 정관에 따라 회원사를 받고 있는 사단법인 한국쌀가공식품협회 등도 참고할 만하다. aT 관계자는 "한국의 쌀 수출은 초기 단계기 때문에 협의회, 협회 등의 기능이 아직 크게 활성화되지는 않은 상태"라면서도 "최근 들어 과거 보다 관련 문의가 느는 등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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