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수출시대)④미국, 쌀과자 등 '가공식품'으로 공략
한국 쌀 가공품 가장 많이 사들여..5년 새 '2배'
저가 대신 차별화한 고급 제품으로 승부해야
2015-03-13 17:44:34 2015-03-13 17:44:34
[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한국과 미국 간 쌀 교역 문제는 값싼 수입 쌀이 국내 시장을 덮칠 것이라는 우려로 항상 한국 사회의 큰 화두가 돼 왔다.
 
대규모 기계농업이 발달한 미국의 경우, 쌀 생산단가가 한국보다 훨씬 낮아 엄청난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고품질 한국 쌀로 만든 가공식품은 미국 쌀 시장 진출의 승부수로 띄워볼만 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체결 3년차를 맞은 한-미FTA의 활용도를 높히기 위해 농산물의 미국 수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경제 규모 1위를 자랑하는 미국과 교역은 어떤 산업이든 포기하기 어렵다. 농가는 1차 농산물인 쌀로 경쟁이 어렵다면 정부의 지원을 받아 부가가치를 더한 쌀 가공식품을 통해 진출을 고려해 볼만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한국산 쌀 가공식품의 수출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확대돼 왔다. 지난해는 가공밥과 떡류, 쌀과자, 식혜 등의 호조에 따라 전년대비 10%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한국산 쌀 가공식품 1위 수입국
 
쌀 가공식품 시장에서 미국은 1위 수입국이다. 지난해 한국은 전체 쌀 가공식품 수출액 6096만7000달러 가운데 34%(2098만달러)를 미국에서 벌여 들였다. 이는 2~3위 수입국인 일본과 중국을 모두 합친 수출액(2264만7000달러)과 비슷한 수치다.
 
수출 증가세도 가파르다. 최근 5년 간 대미국 쌀 가공식품 수출은 2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 2009년 727만9000달러에서 2013년 1465만1000달러로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일본의 쌀 가공식품 수출액이 2304만1000달러에서 1934만5000달러로 지속 감소해 온 것과 상반된다.
 
이는 최근 들어 더욱 높아진 미국 내 쌀 관련 제품에 대한 좋은 인식이 한국산 쌀 가공식품 소비로 일부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 쌀 관련 제품은 다이어트 식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비만 인구, 당뇨병 환자의 증가 등에 따라 식생활 관련 문제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미국에서 쌀 가공식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이유다.
 
미국 내 아시안마켓에서 쌀과자 제품은 지난 5년간 20~30%대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일반 마켓에서도 쌀과자 제품의 매출은 10% 이상 뛰었다. 특히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쌀과자 구입 증가 추세가 더 뚜렷한데, 연소득 7만5000달러 이상의 고학력 고소득계층 인구가 쌀과자의 주요 수요계층인 것으로 조사됐다.
 
◇농업법인 영풍에서 100% 국내산 쌀을 이용해 개발한 쌀떡볶이 브랜드(요뽀끼). 요뽀끼는 미국 외에도 아시아와 유럽 등 20여개국으로 수출돼 연간 전체 매출액(50억원) 중 절반 가량(21억원)이 수출을 통해 거둬지고 있다.(사진=농업법인 영풍)
 
◇떡 가공 한식 저렴한 미국산 사용..일·중도 경쟁 대상
 
하지만 현지에서 유통되는 떡 등 쌀 가공 한식제품이 모두 한국산 쌀을 이용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떡의 경우 특히 한국 쌀이 비싸 미국 쌀을 이용해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이 일반화 돼 있다. 한국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미국산 경쟁제품인 것이다. 수출 경쟁자인 중국산과 일본산 쌀 제품마저 미국 내 유통가격이 한국산에 견줘 저렴하다는 것 역시 취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운송비 등의 이유로 생산·유통단가가 상대적으로 비쌀 수밖에 없는 한국산 제품으로 미국 현지 생산 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면서 "가격을 줄이는 데 고민을 모으기 보다 일본처럼 고급화에 힘써 차별화를 통해 틈새 수요를 노리는 것이 더 요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한국산 쌀 가공식품 대부분이 포장이나 디자인 등의 면에서 현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수요처 확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포장을 현지화하지 않은 한국산 쌀 가공식품 가운데 미국 주류시장에 진출해 있는 제품은 아직 없는 상태다. 
 
◇쌀과자는 '0%', 햇반은 '5.6%'..품목별 관세 달라 유의해야
 
미국 수출 시 쌀 가공식품에 적용되는 관세가 품목별(HS코드로 구분)로 다르다는 점 또한 숙지해야 한다. 쌀과자 및 떡 0%, 가공밥 5.6%, 막걸리 리터 당 3센트, 쌀국수 5.6% 등이다.
 
관세청은 최근 973개 농산물 품목에 대해 HS코드를 추가 부여했다. 농가의 FTA 체결국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수출에 앞서 확정돼야 하는 관세품목별 번호와 영문명이 공식화돼 그간 제기돼 온 통관상의 불편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 관계자는 "신규 인증된 농산물과 이를 이용해 만든 가공식품에 대해서도 관세품목번호를 재빠르게 부여할 수 있도록 농관원과의 협업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농가가 기 체결된 FTA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통관상의 지원 수준을 높히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내 안정적인 쌀 가격 유지를 위해서는 수출이 늘어야 하는데, 쌀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며 "이것이 가공품 수출을 독려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산 제품이 비싸기는 하지만,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가공한 고품질 기능성 쌀 제품으로 차별화한다면 미국 틈새 시장에서의 성공만으로도 충분히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속)
 
◇수출국별 관세 및 주요 수출업체.(자료=농식품부 쌀수출핸드북)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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