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김미연기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본부와 유럽방송연합(EBU)을 방문한다.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700㎒ 대역의 할당에 대한 다양한 해외 사례를 청취한다는 것이 이번 순방의 목적이지만 그 배경을 두고는 해석이 분분하다.
5일 미방위, 이동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국회 미방위 소속 의원 7명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 참관 이후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한다. MWC에서 이틀간 일정을 소화하고 스위스로 넘어가 ITU 관계자, EBU측과 면담을 갖고 주파수 표준화 방안을 논의한다.
국제연합(UN) 산하 국제기구인 ITU는 각국 정부 관계자와 이동통신 사업자, 기기 제조사, 방송사 등과 함께 주파수 용도를 논의하고 결정한다. 주파수는 다른 국가와 간섭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고 통일 체계를 갖춰야 산업이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간 동일한 대역을 활용하는 '주파수 조화'가 필수적이다.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실 관계자는 "ITU를 방문해 주파수 표준화에 대한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나눌 것"이라며 "ITU는 700㎒를 이동통신사에게 할당할 것을 권고하는 입장이다 보니 균형을 맞추기 위해 EBU도 방문해 UHD 방송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이동통신박람회 MWC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국회 미방위 홍문종 위원장과 여야 의원들이 국내 참가업체의 IT기술 시연을 보고 있다.(사진=홍종문 의원실)
그동안 미방위와 미래창조과학부는 700㎒ 주파수 대역 할당 문제를 두고 힘겨루기를 해 왔다. 미방위 소속 의원들과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지상파 편들기' 논란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지상파 UHD 방송을 위한 700㎒ 주파수 할당을 요구했고, 미래부는 ITU 국제 표준에 의거해 이동통신사로 주파수 할당을 주장하며 대립하고 있다.
이번 미방위의 해외순방 일정에 대해서도 다른 해석이 나온다. ITU만 찾을 경우 이동통신사에 대한 편향적 행보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EBU도 방문한다는 것이 의원실 입장이지만, 이동통신업계에서는 미방위의 EBU 방문이 700㎒ 주파수를 방송사에 할당하기 위한 논리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현재 ITU는 700㎒ 주파수 표준화에 대한 입장이 명확하다. 미래부의 한 관계자는 "ITU는 700㎒ 주파수를 이동통신사에 할당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고 한국처럼 통신용과 방송용을 나눠서 할당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전무하다"며 "700㎒를 통신용으로 할당할 수밖에 없는 기술적 이유에 대해서는 미방위 의원들에게도 충분히 설명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유럽에 이어 뉴질랜드, 중동, 아프리카 등 국가들이 ITU 회의를 통해 700㎒ 주파수를 통신사용으로 배정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우 이미 700㎒ 대역에서 운용 중인 디지털TV 방송용 주파수까지 다른 대역으로 이전키로 결정한 바 있다. 북미 역시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전환 후 남은 700㎒ 주파수를 통신용으로 사용키로 결정했고, 이미 경매까지 완료했다.
이에 대해 미방위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700㎒ 주파수를 방송, 통신 어느 쪽에 할당하는가는 문제는 ITU의 허가나 신고를 필요로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가장 적합한 정책을 결정해 집행하면 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래부 국제협력부서 관계자는 "방송용으로 700㎒를 할당할 경우 기술적 부작용을 떠나 해외 표준과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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