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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거래는 '광풍', 집값 상승은 '미풍'
1~2월 주택거래량 역대 최고 반면 집값은 평년작
2015-03-02 15:29:42 2015-03-02 15:29:42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이런 분위기라면 예전엔 5000만원에서 1억원이 올랐을텐데 요즘은 3000만원에서 5000만원 정도 오르고 마네요. 거래시장 상황에 따라 완만하게 지속 상승할 것으로는 보입니다."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 1~2월 주택 거래량은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가격상승은 이같은 분위기를 따라가지 않고 있다.
 
과거 광범위한 부동산투자로 폭등을 불렀던 것과는 달리 전세난에 따른 실수요의 매매전환, 가시지 않은 불안 심리 등으로 제한된 가격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2일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2월 서울 주택 거래 신고량은 1만5052건으로 2006년 집계 이후 최고 거래량을 기록했다. 부동산광풍기가 정점에 달했던 2006년, 2007년 같은 기간보다도 많다.
 
2006년 1~2월 서울에서는 7508건의 거래가 신고됐다. 호황이 이어졌던 2007년에도 1만555건이 신고됐다. 올해에 미치지 못한다.
 
◇2006~2015년 1~2월 서울 주택 거래신고량 추이(자료=부동산정보광장)
 
이처럼 매수자가 늘며 가격을 크게 밀어 올릴 것으로 기대됐지만 예상과 달리 가격 상승폭은 제한적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06년과 2007년 1~2월 서울 아파트값은 각각 2.1% 상승했다. 반면올해 1~2월 거래는 더 많았지만 집값은 0.27% 상승에 그쳤다.
 
채은희 개포공인 대표는 "세대수 대비 저조하던 개포주공1단지 거래량이 많이 늘었다"면서도 "아직 대내외 불안요소가 존재해 매수자는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고 매도자도 옛날처럼 호가를 막 올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거래량 대비 상승이 제한적인 모습은 집값 상승의 시발점이 과거와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거 부동산시장의 시발점은 강남 재건축 시장이었다면 최근의 집값 상승은 전세난에 따른 세입자의 매매전환이 기점이 됐다.
 
투자자들에게서 촉발된 가격 상승이 폭등을 불렀다면 실수요에서 시작된 가격 상승은 급격한 가격 변동을 부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2000년대 중반 부동산시장은 강남 재건축을 중심점으로한 투자호황이었지만 2010년대 중반은 전세난에 따른 실수요형 매수전환이 중심이다"면서 "가격 상승이 당시와 차이가 나는 것은 발화점과 향후 상승 기대감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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