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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사태' 털고 가자?..조용병號 신한은행 과제 산적
신한지주, 신임 행장에 조용병 사장 내정
중립적 인물에 무게..영업력 입증 당면 과제
2015-02-24 18:30:13 2015-02-25 08:15:59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신한금융지주 주력계열사인 신한은행의 신임 행장에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사진)이 내정됐다.
 
조직 안팎에서는 행장 인선 기준으로 영업력보다는 2010년 '신한지주 경영진 내분 사태'의 그림자를 벗어나는 데 중점을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임 행장은 이에 따라 '리딩뱅크(선도은행)' 수성을 뛰어넘는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동시에 '신한사태' 여진을 완벽하게 수습하는 것이 당면과제로 꼽힌다.
 
◇'라응찬-신상훈' 라인 배제..중립적 인물에 무게
 
한동우 회장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 신한지주(055550) 자회사경영발전위원회(자경위)는 24일 행장 후보인 김형진 신한지주 부사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등 4명을 비롯한 후보들 가운데 조용병 사장을 신임 신한은행장에 내정했다.
 
조용병 내정자는 은행에서 인사부장, 기획부장, 뉴욕지점장을 거쳐, 임원 승진 후에는 글로벌 사업, 경영지원, 리테일 영업추진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으며, 2013년 1월부터 신한BNP파리바 자산운용 사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와병 이후 본격화된 차기 행장 인선은 일찌감치 김형진 부사장과 조용병 사장 2파전으로 흐르는 분위기였다. '관련기사: ☞(금융권 인사태풍)①신한은행장 라응찬-신상훈 라인 '글쎄'..중도 성향 부각
 
후보군 대부분이 '신한사태' 당사자인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의 라인으로 분류되고 있어 한동우 회장이 신한사태의 그늘에서 벗어나 조직을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인물을 낙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 가운데 조용병 사장은 특정 라인의 색깔이 없이 중도 성향이고, 한 회장의 측근으로 업무 수행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신한은 선후배 문화가 강하기 때문에 계열사 경영 능력과 별개로 경륜과 연배도 중요하기 때문에 연배가 가장 높은 조용병 사장에 힘이 실린 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신한은행장 인선에서는 선발 기준이 영업력 보다는 라인색이 옅은 중립적인 인물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분석이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등의 경우 지난해 업계 1위를 지킨 공신으로 영업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신한사태의 색깔이 진해 이번 행장 인선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진원 행장은 신한생명 사장 재임 당시 창립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경영능력이 검증됐다는 점을 미뤄보면 이번 행장 인선에서는 영업력 외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업력 입증 관건..불법계좌의혹 등 신한사태 여진 수습도
 
이에 따라 조용병 행장 내정자는 당면 과제로 강한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 은행들은 어느 해보다 치열한 영업전쟁을 앞두고 전열을 가다듬은 상태. 선장이 바뀐 KB가 소매금융 강화를 통해 리딩뱅크 탈환을 선언했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도 올해 주요 은행권 이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익이 1조4500억원으로 명실상부한 은행권 1위지만 '수성 전략'으로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올해 은행권은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고하고 있다. 하나·외환은행의 순익이 합쳐질 경우에는 신한은행의 당기순익 턱밑까지 따라오게 된다. 우투증권을 인수한 뒤 시너지 효과를 꾀하고 있는 농협은행도 다크호스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조용병 내정자의 자산운용회사 경영 경험과 글로벌 사업 추진 경험이 은행의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한사태 여진을 수습하는 것도 계속되는 과제다.  
 
신한은행은 불법계좌조회 관련 금융감독원의 징계를 앞두고 있다. 신한사태 당시 신한은행이 최고경영진 지시로 조직적으로 개인정보 조회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지난해 말 신한은행에 대해 불법 계좌조회 의혹과 관련한 추가 검사를 진행했고 내달 중으로 징계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전·현직 임직원 20여명이 사건에 연루돼 있어 한 차례 내홍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 수뇌부 교체와 서진원 행장의 건강 이상까지 겹치면서 징계 논의가 보류된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인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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