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입주기업들 "예상치 못해 당혹"(종합)
2009-04-22 20:34:00 2009-04-22 20:34:00
북한이 21일 개성공단 특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입주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은 이날 남북 당국자간 접촉에서 개성공단 노동자 임금 재조정과 토지사용료 조기 지불 등의 문제를 들고 나오자, 입주 기업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문제'라며 적잖이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개성공단기업협의회 유창근 부회장은 22일 "북측이 현대아산 직원 억류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개성공단 운영에 관한 문제를 꺼낼 줄 전혀 몰랐다"고 토로했다.

플라스틱부품 제조업체 대표이기도 한 유 부회장은 "북측이 거론한 임금 문제는 중요한 사안이다. 임금 조정을 요구하면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기업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개성공단이 지닌 장점이 값싼 노동력"이라며 "토지 사용 임대료도 2014년까지 보장을 받기로 한 것인데, 조기 지불을 주장한다면 합의 사항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은 이외에도 근로 인력 공급 등 해야 할 의무를 외면한 채 권리만 주장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고 유 부회장은 덧붙였다.

섬유업체 운영하는 A사의 대표는 "개성공단 운영 관련 임금 등 법규집이 있고, 우리는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북측이 과도한 인상을 요구했다면 결코 수용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B사의 대표도 "북측은 계약한 대로 약속을 지켜야 한다. 최소한 가격 경쟁력을 생각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24시간 공장을 돌려야 하는 우리는 남한에서 인력 조달이 쉽지 않은데다, 베트남이나 중국으로 갈 형편도 못 된다"면서 "개성으로 중소기업들이 가는 이유는 바로 인력 수급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C사의 대표는 "그래도 우리가 개성을 쉽게 떠날 수 없는 이유는 인력 수급 등에서 메리트가 크기 때문"이라면서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공장 철수 우려 등을 불식시켰다.

이때문에 대다수 입주 기업인들은 북한이 대화하자고 먼저 제안하고 나선 것에 대해서는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유 부회장은 전했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간 협상이 북한의 일방적인 입장 통보로 진행되고 있는데다 먼저 요구 사항을 주장하면 협상력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만큼 입주 기업인들은 신중한 자세를 취한다는 생각이다.

유 부회장은 "북한 측의 태도 표명에 대한 정부의 답변이 있은 후에 입주 기업인들이 수용 여부를 가리는 순서가 맞을 것"이라면서 "기업들도 내부적으로 현안을 정리하고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협의회는 이날 오전 서소문 협의회 사무국에서 긴급 집행부 대책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정부의 대응을 지켜보기 위해 유보키로 하는 대신 문창섭 회장이 방북해서 현지 상황을 우선 점검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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