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음료 기업들은 90% 재활용되는 캔을 사용하지 않을까?
세계시민
2015-02-03 10:31:00 2015-02-03 12:31:51
대체 가능하면서도 생산 비용도 적고, 의심할 여지없이 환경에 좋으면서도 무한하게 재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 있다고 상상해보자. 내기를 해야 한다면 당신은 그 제품이 성공한다는 쪽에 걸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작년 3월 알루미늄 재활용 분야를 선도하는 다국적 기업 노벨리스가 ‘에버캔’을 출시하였다. 노벨리스 에버캔은 원자재 재활용 비율이 90% 가량이나 된다. 그러나 코카콜라나 펩시, 버드와이저와 같은 다국적 기업들은 에버캔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한 가디언지의 10월 30일자 보도이다.
 
◇가디언 홈페이지 캡쳐
 
노벨리스는 세계에서 가장 큰 알루미늄 재활용 회사로서, 성공할 것이라 예측됐다. 2012년부터 조지아 주의 아틀란타에 위치한 이 회사는 세계에서 제일 큰 알루미늄 재활용 공장을 건설하는 데 5억 달러를 투자했다. 노벨리스는 시설을 가동하여 ‘에버캔(evercan)’을 만들기 위한 원료를 생산한다.
 
에버캔은 90%가 재활용된 알루미늄으로 제조된다. 계속해서 재활용할 수 있는 금속인 알루미늄은 일직선상의 ‘take-make-waste 모델’을 ‘순환 가능 모델’로 바꾸어 놓을 전형적인 기대주로 꼽힌다. 순환 가능 모델 속에서 수명이 다한 모든 것은 또 다른 무언가로 바뀔 수 있다.
 
노벨리스는 자사 웹사이트에서 자신들의 전체 비즈니스 모델은 폐회로를 지향한다며,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저희는 완전한 변화를 위해 전적으로 새로운 방식의 사고와 운영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저희 산업의 방식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벨리스는 지지자들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주요 음료 회사 중 어떤 회사도 에버캔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 심지어 에버캔의 고객은 조지아 주의 매리에타에 위치한 작은 맥주 공방 회사인 Red Hare Brewing 딱 한 군데 밖에 없다.
 
비영리단체인 ‘As You Sow’의 수석 부사장 Conrad McKerron은 음료 포장 분야에서 수년간 일 해 왔다. 그는 재활용 포장이 자원의 효율성의 측면에서 반드시 지향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노벨리스에 대해서 “그들은 공적인 헌신을 만들어 왔고, 중요한 역할을 맡아 왔습니다. … 이제는 코카콜라나 펩시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재활용과 레토릭
 
왜 음료 기업들이 재활용에 대한 미사여구를 사용하면서 정작 에버캔을 사용하지 않는지에 대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는 순환 경제에 기여하기 위해 자신들의 거대한 자원과 규모를 사용할 의도가 있음을 광고한다. 자원을 재사용하여 끊임없이 자연자본과 사회적 자본을 재생산하겠다는 것이다.
 
펩시는 자신들이 소위 ‘다섯 개의 R’이라 불리는 것들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주장한다. 5개의 R이란 줄이고(reduce), 재활용하고(recycle), 재생 가능한 자원을 사용하고(use renewable sources), 환경에 민감한 물질을 제거하고(remove environmentally sensitive materials), 포장의 선택과 디자인, 조달의 전 과정에서 재사용을 장려하는 것(promote the reuse)이다.
 
맥주 버드와이저를 생산하는 AB 인베브 역시 마찬가지로 재활용에 대한 미사여구를 과장하여 주장한다. “저희는 사용하는 자원의 양을 줄이고, 가능한 모든 것을 재활용하며, 재활용된 재료를 포장하는 데에도 사용하고, 포장재가 언제든지 재활용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술집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알루미늄 재활용 과정에 직접 가보기
 
필자는 최근 노벨리스의 재활용 공장을 방문하고 순환 경제에 대한 전문가들과 포럼을 열기 위해 독일에 갔다. (노벨리스가 여행 경비와 중간 비용을 지불해주었다는 것을 밝혀둔다.) 독일 나흐테르스테트(Nachterstedt) 공장에 도착하니 중앙 • 동유럽으로부터 옮겨진 찌부러진 캔들의 더미가 보였다. 캔들은 페인트와 코팅으로 더럽혀져 있었고, 하나의 생을 마감하고 있었다. 캔들은 잘게 분쇄되고 세척된 뒤 25톤의 잉곳(제련된 후에 거푸집에 넣어 굳힌 금속 덩이)으로 만들어졌다. 이 잉곳들은 근처의 공장으로 옮겨지고 나면 종이처럼 돌돌 말린다. 몇몇은 Rexam나 Ball과 같이 음료 브랜드의 요구에 맞는 캔을 제조하는 국제 포장 기업에 팔린다. 다른 것들은 자동차•전자 기술 산업에 보내진다.
 
작년 한 해 수익으로 98억 달러를 기록한 노벨리스는 재활용된 알루미늄을 자동차 산업에 팔고 있다. 포드나 재규어 랜드로버, 아우디나 BMW와 같은 자동차 회사들은 연비규제로 인해 강철을 더 가벼운 재질인 알루미늄으로 바꾸고 있다. 재활용된 알루미늄을 선택함으로써 그들은 직접적인 온실 가스 배출뿐만 아니라 ‘내포 탄소(embedded carbon)’를 감소시킬 수 있다. 즉 새로운 트럭이나 차를 만들 때마다 제품의 원자재로부터 발생하는 열차폐(열 방출을 막는) 가스 오염의 양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알루미늄의 고객들, 특히 포드와 같은 자동차 기업들은 제조과정에서 남은 폐품들을 재가공하기 위해 노벨리스에 되팔기도 한다. “고객과 저희의 관계는 흥미롭습니다.” 노벨리스의 CEO인 Phil Martens가 말했다. “몇몇 분야에서는 저희가 고객보다 약간 앞서가는데, 다른 분야에서는 그들이 저희를 이끌기도 합니다. (자동차 산업에서) 이제 작은 변화들이 누적되어 손가락 하나로 건드려도 큰 변화가 일어나는 티핑 포인트에 다가섰습니다.”
 
그러나 2014 회계 연도에서 자동차 부문은 회사 매출의 9%밖에 차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사업의 62%가 알루미늄 캔과 관련된다. 필자가 궁금한 것은, 도대체 왜 거대 음료 기업들은 재활용 알루미늄 캔을 사지 않을까?
 
공급과 수요 그리고 의존도
 
맥주 회사들이 재활용 알루미늄 캔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알 방법이 없다. AB 인베브는 알루미늄 재활용에 대한 설명을 거부하였다. 밀러쿠어스(MillerCoors)도 마찬가지였다.
 
거대 청량음료 회사들은 좀 더 기꺼이 밝혔다. 펩시에서 지속가능성 관련 수석 담당자인 Tim Carey는 “저는 노벨리스가 끊임없이 한계를 뛰어넘는 것을 기쁘게 여깁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포장에 관한 결정은 전적으로 구매 관련 임원들에게 달려있다. Carey는 노벨리스가 알루미늄에 프리미엄 가격을 청구한다고 들은 바 있다고 덧붙였다. 노벨리스는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코카콜라는 좀 더 깊은 통찰을 제공했다. 코카콜라의 대변인은 “저희는 알루미늄 캔 시트를 다양한 공급자들로부터 공급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 중 다수가 재활용된 원료를 포함하는 캔 시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노벨리스의 ‘에버캔’을 사용하는 것은 저희의 공급을 노벨리스의 자재만으로 제한하는 것을 필요로 합니다.
 
즉 재활용 알루미늄에 대한 헌신은 노벨리스에 대한 헌신을 의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벨리스처럼 공급자가 기꺼이 장기 계약에 서명하고자 하더라도, 하나의 공급자에 의존하고자 하는 기업은 없다.
 
순환 경제를 위한 모델
 
알루미늄 재활용의 경제적 • 환경적 이익에 대해 반박하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알루미늄을 재활용 하는 것이 보크사이트로부터 새로운 알루미늄을 만드는 것보다 90%정도 에너지 소비가 적고, 90%가량 탄소 배출이 적다. 비용도 훨씬 적게 든다. (비록 노벨리스는 얼마나 적은지 밝히지 않지만)
 
에버캔이 일반적인 알루미늄 캔에 비해 환경적으로 더 우수한 포장재라는 것 역시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게다가 페트병과 달리 알루미늄 캔은 품질 저하 없이 계속해서 재활용할 수 있다. 때문에 놀라울 것도 없이, 페트보다 알루미늄이 훨씬 더 높은 비율로 재활용된다. 알루미늄 협회에 따르면 북미 음료 캔은 재활용 알루미늄을 평균적으로 68%가량 포함하고 있다. 페트병에 포함된 재활용 자재는 그보다 훨씬 낮은 수치인 10%이하이다. 섬유산업에서 많은 양의 재활용된 페트를 구입하기 때문이다.
 
순환 경제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나 좋은 제품은 충분하지 않다. 비즈니스 모델이나 공급자와 수요자간의 관계 같은 부분들은 개선되어야 한다.
 
재활용의 확대된 영향
 
노벨리스를 위해 눈물을 흘려줄 사람은 없다. 라이벌 회사인 알코아와 달리, 노벨리스는 더 이상 보크사이트 광산이나 주요 가공 시설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때문에 노벨리스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혹독하게, 재활용 시설에서 비용 감소를 통해 투자를 되찾을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노벨리스는 독일의 나흐테르스테트에서처럼 노벨리스는 재활용된 캔의 공급을 늘릴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소비자들이 좀 더 재활용을 해야만 한다. 거대 음료 회사들의 영향력과 마케팅 기술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실, 몇 년 전에 알코아는 알루미늄 업계에서 앞서기 위해 모든 종류의 재활용을 끌어 올리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노벨리스나 뉴벨지움과 같은 몇몇 회사들만이 경제적인 지원에 동의했다. 결국 노력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언뜻 보기에 코카콜라가 가장 분명한 에버캔 고객 같았다. 코카콜라는 병과 캔을 더 많이 재활용하고, 포장재 생산에도 재활용이 가능한 자재를 더 많이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코카콜라와 그들의 제조업자들은 알루미늄이 아니라 페트에 중점을 뒀다. 코카콜라의 시스템 (애틀란타에 위치한 음료 회사와 전 세계의 제조업자들)은 병에서 병으로 이어지는 재활용 기술에 투자했고, 사탕 수수와 사탕 수수 폐기물로 만든 ‘플랜트 보틀(Plantbottle)’을 만들었다.
 
코카콜라의 지속가능한 포장재 관련 노력을 책임지고 있는 Scott Vitters는 필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페트병이 캔보다 한 가지 분명한 이점을 가진다고 말했다. 페트병은 개봉 뒤 다시 봉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편리하다는 것이다. “유리, 금속, 페트는 고객의 각기 다른 필요를 충족합니다.”라고 그가 덧붙였다. 물론 몇몇 알루미늄 병들 역시 다시 봉할 수 있긴 하다.
 
한 해에 20억 달러만큼의 알루미늄 캔들이 쓰레기 매립지에서 지속적으로 사라지고 있다. 이는 명백한 낭비이다. 프리미엄 알루미늄으로부터 더 많은 캔을 만들어 내면서,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이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간단하다. 그러나 해결책은 간단하지만은 않다.
 
김인혁 기자/ www.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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