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글로벌이슈)유가, 6개월새 반토막..스마트머니 '눈독'
2015-01-13 07:08:16 2015-01-13 07:08:16
<뉴스토마토 국제전문기자가 분석하고 전망한 글로벌 뉴스입니다. 한 주 동안의 핵심 글로벌 이슈를 총정리해 보여드립니다.>
 
 
글로벌시장이 새해 벽두부터 요란하기만 하다. 국제 유가는 6개월새 반토막이 났고 물가 하락이 침체를 가져오는 디플레이션 공포가 세계를 흔들고 있다.
 
여기에 그렉시트 우려와 프랑스 파리 테러사건까지. 미국이 좋으니 전체가 좋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를 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다. 마치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시장이 경고하는 것만 같다.
 
■ 미국 
 
▶유가, 6개월새 반토막..스마트머니 '눈독'
 
이번 주 금융시장을 강타한 첫 번째 주인공은 유가다. 지난해 7월 배럴당 100달러였던 유가는 6개월 새 반 토막 났다.
 
5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넘게 급락한 데 이어 이튿날에도 4%넘게  폭락, 배럴당 47.93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도 48.04달러에 장을 마쳤다. 유가가 폭락하자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 활동이 침체되는 이른바, 디플레 공포가 드리워지면서 미국 증시가 1.8% 하락하고 유럽증시는 2~3% 추락했다.
 
문제는 유가 폭락이 단순히 수요와 공급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국제 유가 하락은 사우디를 비롯한 구 산유국과 셰일오일 압출에 성공한 미국의 주도권 싸움이라고 해석한다. 싸움이 지속된다면 유가는 머지않아 배럴당 20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
 
 
반면, 너무 떨어지다보니 바닥론도 솔솔 나오고 있다. 스마트머니 역시 유가 반등을 노리고 펀드에 돈을 넣고 있다. 실제 미국 4대 원유 ETF(상장지수펀드)는 유가 50달러 붕괴 소식 이후 하루에만 1억990만달러가 들어왔다. 이 영향일까. 유가는 8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48.65달러를 기록, 4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경제 선순환 미국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저유가로 산유국들은 신음하고 있지만 미국은 휘파람을 불고 있다. 휘발유 가격이 내리면서 실질소득이 증가하고 이는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를 늘리는 효과를 가져온 것. 소비가 늘면 기업 이익이 개선되고 이는 고용 확대라는 선순환의 물꼬를 트게 된다.
 
실제 이 같은 시나리오가 연출되고 있다. 민간기업들이 인력이 부족해 고용을 늘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민간고용조사업체 ADP는 지난해 12월 민간고용건수가 24만1000건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11월 22만7000건보다 많은 수치다.
 
이번 주에 발표된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역시 29만4000명으로 전주대비 4000건 감소했고 4주 이동 평균도 29만500명으로 감소했다. 그 만큼 일자리를 얻은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얘기다. ADP는 “일자리 증가 속도가 이 같은 추세라면 임금 인상 폭도 커져 근로자의 소비 여력도 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美FOMC의사록 "변수 있지만 금리인상 예정대로"
 
상황이 이렇다보니 미국은 저유가가 금리 인상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에 미달하더라도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연준 위원들은 오히려 유가 하락에 따른 소비자 이득이 더 크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 만큼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견조하다는 것을 자신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patient(인내하는)’라는 문구를 넣은 것은 유가와 향후 추이를 좀 더 배려할 뜻이 있음을 보여줬다고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
 
 
■유럽
 
▶되살아난 망령..그렉시트 우려
 
국제유가 못지 않게 유럽 경제 역시 심상치 않다.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환율이 1.19달러를 하회하며 2006년 3월 이후 9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경기 부진도 원인이지만 잊을 만 하면 살아나고 끝났나 하면 다시 괴롭히는 악재. 그렉시트 우려 때문이다. 그렉시트란 그리스와 엑시트를 합한 단어로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한다는 의미이다.
 
그리스는 지난 2010년 재정위기로 24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그 조건으로 그리스는 연금 삭감과 복지 축소 등 긴축 정책을 실시했다. 이 여파로 그리스는 실업률이 27%까지 치솟았고 대부분 시민은 긴축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따라서 3주 앞으로 다가온 그리스 총선에서 급진 좌파인 시리자가 승리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시리자는 구제금융의 조건을 더 이상 이행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상황. 유럽에서는 독일이 그렉시트를 염두해 두고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증시가 요동쳤다.
 
시리자는 집권하더라도 그렉시트는 없을 것이라 안심시켰지만 이를 믿는 이는 많지 않다. 결국 선거를 전후로 유럽을 비롯한 금융시장은 불안한 모습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파리 테러
 
유럽에서 끔직한 사건이 터졌다. 프랑스에서 연이어 총기 테러 사건이 일어나면서 시민들의 공포가 극에 달하고 있다. 7일 오전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엡도’ 사무실에 무장 괴한 두 명이 난입해 편집장인 스테판 샤르보니에 등 만평가 4명을 조준 사살했다.
 
◇파리 시민들이 테러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이어 이들은 신은 위대하다는 뜻의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친 후 기자들을 향해 무차별 사격을 가했고 이 사고로 총 12명이 사망했다. 이튿날인 8일에도 파리 교외에서 테러로 의심되는 총격 사건이 일어나 1명이 숨지는 등 프랑스 전역에서 테러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테러를 계기로 유럽에서는 반 이슬람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물론 정치 수장들은 테러와 분명하게 선을 그으려는 분위기다. 하지만 경제가 어려워지자 이민자에 대한 반감이 커졌
고 설상가상으로 언론을 겨냥한 테러여서 유럽내 극우 정서는 확산될 전망이다.
 
▶유럽 물가 5년 만에 첫 마이너스..부양 ‘절실’
 
지난달 유럽 물가가 전년대비 하락했다. 2009년 10월 이후 5년 만에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유럽연합 통계청은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동기대비 0.2% 하락했다고 전했다. 예상치인 0.1% 하락을 밑도는 것이다. 물가상승률 역시 전월대비 0.5%포인트 내려가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유로존 최근 1년간 물가상승률 추이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물가 하락은 실업률 상승과 소비 위축 등 장기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 당장 유럽중앙은행(ECB)은 사면초가에 빠진 유럽을 구할 태세다. ECB는 곧 열리는 이사회에서 추가 양적완화를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 6일 서신을 통해 “저인플레이션 상황이 유지되는 리스크를 억제해야할 필요가 있을 경우 우리는 비전통적 정책에 나설 것”이라며 국채 매입을 시사했다. 이 소식에 글로벌주식시장은 1%대 넘는 급등으로 화답했다.
 
일단 ECB의 액션은 시의 적절했다고 본다. 하지만 그렉시트 우려와 디플레 등 악재가 산적해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보는 게 현명하다는 판단이다.

 
■ 아시아 및 기타 
 
▶중국도 디플레이션 공포
  
디플레의 공포는 유럽에만 있는 게 아니다. 중국에서도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중국 경제에는 디플레이션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9일 발표된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기대비 1.5% 상승했다. 예상치에는 부합했지만 5년래 최저 수준을 지속했다. 
 
심각한 것은 생산자물가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1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3% 하락했다.직전월 2.7% 하락과 전망치 3.1% 하락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석유 관련 품목의 가격이 두 자릿수대 하락하면서 물가를 끌어내렸다. 이 같은 속도라면 중국의 소비자물가도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중국 정부 입장에서 보면 추가 경기부양책을 펼치기 좋은 조건이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와 추가 유동성 공급,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는 커질 전망이다.
  
▶새해 벽두부터 감원 바람 ‘쌩’
 
금융 못지 않게 실물시장 역시 바람이 차다. 기업들의 감원 바람이 불고 있는 것. 글로벌 기업들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감원한다는 배경에는 유가하락과 기술혁신이 자리잡고 있다. 
 
세계 9위 석유생산업체인 페맥스는 일주일새 1만명을 정리해고 하기로 했다. 페맥스는 멕시코 세수3분의 1을 충당하는 기업인데 유가 하락을 버티지 못한 것이다. 
 
그런가하면 미국에서는 최대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와 JC페니가 수십 개의 매장 문을 닫는다고 한다. 잘나가는 미국에서 특히 소비업체가 왜 문을 닫을까. 해마다 20%씩 매출이 늘고 있는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소매업체의 폭발적 성장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지난 분기에 소매 금융의 디지털화를 통해 2000명을 감원한데 이번에는 글로벌 사업을 접을 계획이다. 기계가 여러 사람 몫의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지만 기업이 효율을 중시할수록 사람이 설 자리는 점점 비좁아지고 있다.
 
명정선 국제팀 기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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