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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의 부동산퍼즐)주택보급률 100%시대..살 집은 왜 모자랄까
2014-12-17 16:45:36 2014-12-17 16:45:37
(사진=뉴스토마토DB)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전국 평균 주택보급률은 이미 오래 전 100%를 넘었습니다. 서울이 100%에는 못 미치지만 97.5%에 달합니다. 서울과 함께 유이한 100% 미달 도시인 경기도 98.7%에 이릅니다.
 
2013년 말 기준으로 서울 363만8000가구에 354만8000가구가 공급됐고, 경기는 422만가구에서 37만가구 부족한 416만3000가구의 집이 있습니다. 최근 몇년간 분양실적을 보면 경기는 조만간 100% 보급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강변을 통해 가다보면 아파트가 줄을 지어 들어서 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보면 도시는 아파트 숲으로 빼곡합니다. 그런데도 집이 부족해서 아우성입니다.
 
주택보급률 100%라는 말이 무색하게 전셋값은 이상할 정도로 뛰고 있습니다. 그것도 집이 부족해서라고 합니다. 왜 그럴까? 금융위기 이후 최소 수준의 미분양이라고 하지만 전국에는 아직도 4만가구가 넘는 미분양이 있습니다.
 
절대적인 주택수가 부족하진 않죠. 살(거주) 만한 집과 살(매매) 만한 집이 부족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거주하기 좋은 곳은 몇년째 전세집 경쟁이 치열합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에는 방 3개짜리 일반 아파트의 전셋값이 10억원을 넘는 곳도 있을 정도입니다. 교육 때문에 혹은 직장 때문에, 각자의 사정에 따라 고액의 전셋집을 주고도 살기를 원하는 지역들이 있습니다.
 
인근에 더 저렴한 전셋집을 구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전세대출을 얻어서라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동네에 입성을 합니다.
 
전셋값이 치솟는다고 딱히 매매하고 싶은 생각이 크게 들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올해 상당히 많은 임차 수요가 전세난을 못버티고 매매로 돌아섰습니다.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에 힘을 얻어 집을 샀죠.
 
매매를 망설이던 수요가 매수에 나선 것은 전세난에 지친 탓도 있지만 정부의 집값 부양에 대한 기대감도 큰 원인입니다.
 
그런데 집값은 생각보다 오르지 않았습니다. 서울의 경우 연간 상승률이 1% 남짓 합니다. 집값 상승폭은 대출 이자률을 하회합니다. 일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인 곳도 있지만 대부분 매매 전환 임차수요가 들어가기 힘든 랜드마크급 아파트였습니다.
 
지금은 잠잠해졌지만 집값 하락과 그에 따른 하우스푸어는 여전히 경계의 대상입니다. 올해 상당한 임차수요가 매매로 이동했기 때문에 내년에도 올해 만큼의 거래량을 보일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매매가가 오르지 않으니 집주인들도 전세를 고수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저금리 시대, 부동산 침체기. 딱히 보증금으로 투자할 대상도 없습니다. 전세난이니 월세로 전환 공급하면 됩니다. 기존 3억원을 받던 전셋집은 보증금 3억원에 월세를 따로 받을 수 있습니다. 보증금에 손도 안대고 생활비나 이자상환에 도움이 될 소득이 생깁니다.
 
주택보급률 100% 시대. 어떤 문제로 전셋값은 계속 뛰는걸까요. 집값이 떨어지면 모든 사람들이 집을 소유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전세난이 사라질까. 집값이 오르면 집을 매수하는 사람이 늘어나 전세수요가 줄고, 다주택자가 늘어 전셋집 공급이 많아질까.
 
집값이 떨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따르면 하우스푸어가 사회·경제적 문제로 대두됩니다. 집값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따르면 거품을 조장한다는 비난이 쏟아집니다.
 
차라리 전세제도가 사라져 전세난이란 말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아무리 맞출려고 해도 맞지 않는 퍼즐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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