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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조직개편으로 슬림화..합병 재추진?
2014-12-12 11:38:32 2014-12-12 11:38:32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삼성중공업(010140)이 조직을 슬림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사업부별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삼성중공업은 앞서 지난달 14일 거제조선소와 서울 서초사옥에 흩어졌던 해양플랜트 분야 설계, 연구개발 인력을 판교R&D센터에 입주시킨 데 이어 이달 초에는 임원 구조조정도 실시한 바 있다.
 
이같은 삼성중공업의 행보는 앞서 조직개편을 실시한 삼성엔지니어링(028050)과 닮은꼴이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양사가 내년도 합병 재추진을 위해 사전 작업으로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2일 조선해양영업실을 해체하고, 산하의 영업팀을 조선시추사업부, 해양생산사업부 등 조선 관련 양대 사업부로 이관했다.
 
조선시추사업부장은 지난 3일 승진한 하문근 부사장이, 해양생산사업부장은 지난해 승진한 원윤상 부사장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설계분야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인력이다.
 
또 조선시추사업부, 해양생산사업부 산하 기본설계팀을 기술영업팀으로 재편해 효율적인 영업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대형 프로젝트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해 설계와 EM(설계관리) 조직을 재편하고, 통합 PM(프로젝트관리) 조직을 신설했다. 올 1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대형 프로젝트의 손실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설계 관련 조직 재편을 통해 향후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 추진 시 생길 수 있는 마찰을 미리 줄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양사는 지난 10월 합병을 추진할 당시 삼성중공업의 해양 플랜트 건조 능력에 삼성엔지니어링의 강점 분야인 '설계·구매·프로젝트 관리'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해양플랜트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업무 효율을 제고할 수 있도록 일부 조직을 정비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 3일에는 올해 실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어 대대적인 임원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윤영호 조선소장(부사장)을 비롯해 조선해양영업실장, 풍력영업팀장, 전력솔루션팀장 등 부사장 4명, 전무 2명, 상무 4명 등 총 10명의 임원이 옷을 벗었다.
 
삼성중공업 조직개편에 앞서 지난 10일에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조직개편이 있었다.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조직 슬림화에 초점을 맞춰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기존 9본부 3실 조직을 9본부 2실로 축소시켰다. 기존 조직의 큰 틀은 유지하되 조직구조를 슬림화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방향의 조직개편이란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양사의 이번 조직개편이 내년도 합병 재추진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앞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 때 양사의 사장이 유임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한 차례 합병 무산에도 불구하고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유임된 것은 지금껏 합병 작업을 해온 두 사장이 재추진 작업을 그대로 이어가는 게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이라는 것이다.
 
물론 일단 조직을 안정시키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 하에 사장을 유임시켰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경기가 회복되면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 재추진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이유로 합병 재추진 시기는 내년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좀 더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모습(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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