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함유 우려가 있는 의약품들에 대해 회수 및 판매금지 조치가 내려진 다음 날인 10일 제약업계와 병의원, 약국에서 혼란이 확산되고 있다.
판매금지 의약품을 복용 중인 소비자들도 약품을 어떻게 처리할지 몰라 불안해하는 등 보건 당국의 미숙한 행정에 국민 전체가 불안과 불편을 겪고 있다.
의사와 약사, 제약업체들은 석면 함유 가능성이 있는 1122개 품목의 의약품을 판매 금지하고 회수에 나선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대해 "구체적이고 정확한 지침을 내리지 않아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병ㆍ의원과 약국들은 이미 처방했거나 판매한 판매금지 의약품에 대해 환자가 환불, 재처방 등을 요구할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지침이 전혀 없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환자들도 복용 중인 판매금지 약을 약국에서 다른 약으로 교환하거나 환불받을 수 있는지, 해당 약이 전문 의약품일 경우 대체 약을 처방받으려면 의사에게 진료비를 또 내야 하는지 등을 몰라 답답함을 호소했다.
판매금지 약품 대신 새로운 약을 처방받으려 할 경우 의료기관이나 정부에서 비용을 부담할 가능성이 없어 환자들만 진료비를 한 번 더 내야 하는 상황이다.
회사원 백모(36)씨는 "언론보도를 보니 식약청에선 해당 약들을 먹어도 해가 없다고 했다던데, 그렇다면 판매 금지는 왜 시켰느냐"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불안할 뿐"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개원의는 "식약청의 행정편의주의적인 미숙한 대응 탓에 애꿎은 국민과 의사들만 피해를 보게 생겼다"고 말했다.
식약청은 또 석면 함유 우려가 있는 탈크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의약품에 대해서도 판매금지 조치를 내려 해당 제약업체들의 반발을 샀다.
동국제약과 한림제약 등은 "석면에 오염된 탈크를 쓰지 않은 제품임을 식약청이 현장조사를 통해 확인하고도 어이없는 조치를 내렸다"고 비판했다.
식약청은 이런 제품들에 대해 사실 확인을 거쳐 신속하게 판매금지 조치를 해제한다는 입장이나 해당 업체는 손실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대한제약협회도 공식 성명을 내고 "제약기업들은 정부가 정한 원료 기준을 위반하지 않았음에도 경제적ㆍ사회적으로 감당키 어려운 타격을 보게 돼 매우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1122개 판매금지 품목 가운데 1082개 품목만 건강보험 적용이 중지된 점도 일선 병ㆍ의원과 약국의 혼란을 더하고 있다.
식약청은 현재 이 같은 오류의 원인이 자체적인 행정적 잘못에 있는지, 아니면 해당 제약업체가 허가 서류에서 고의로 탈크 사용 사실을 빠뜨렸는지 조사 중이다.
이번 사태를 궁극적으로 책임져야할 보건복지가족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이번 사태와 관련해 두 차례나 협회의 입장을 발표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판금 의약품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발표 당일부터 적용했다가 의료계의 항의로 10일부터 적용키로 했다"며 "(정부가)자신들의 과오를 의료기관이나 약국에 떠넘기려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협은 진료 일선의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해당 의약품에 대한 신속한 홍보 방안을 마련하고 처방프로그램 제작업체들이 신속히 이번 건강보험 적용 중단을 프로그램에 반영하도록 감독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한편 대체의약품 확보와 대체 약물을 확보하지 못해 발생할지 모르는 치료공백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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