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단연 독주하던 독일 브랜드 점유율이 최근 3개월 연속 미끄러지면서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년간 독주 체제를 굳혀온 독일차의 하락세가 가시화되면서 수입차 시장의 지형 변화도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BMW·벤츠·폭스바겐·아우디 등 독일 브랜드의 10월 국내 수입차시장 점유율은 66.3%로 지난해 6월 62.0%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 7월 판매량 1만3025대, 점유율 71.9%를 기록한 뒤 세 달 연속 하락세다. 판매량도 1만899대로 7월 대비 2000여대 이상 감소했다.
◇독일 브랜드 점유율 추이.(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
하락세가 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폭스바겐이다. 지난 1월 한 달 간 2700대를 팔아치우며 점유율 18.18%를 기록했던 폭스바겐은 지난달 판매량이 1759대로 급감, 점유율이 10.70%로 뚝 떨어졌다. 연초 15%를 오르내리던 아우디의 점유율도 9월 13.80%, 10월 11.76%로 계속해서 낮아졌다.
수년간 수입차 시장 1위를 달리며 점유율 25%를 넘나들던 BMW도 20% 초반대로 하락했다. BMW는 올 들어 10월까지 판매 증가율이 19.9%에 그쳐 수입차 전체 증가율인 24.6%에 비해 4.7%포인트 낮았다. 그나마 벤츠의 판매량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독일 브랜드로서는 위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수입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비독일권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독일차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지만 비독일권 브랜드의 수요가 더 높아지는 것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점유율이 1%를 밑돌던 볼보는 지난달 320대 판매고를 올리며 점유율 1.95%를 기록, 2%에 근접했다. 닛산과 인피니티도 10월 점유율이 각각 2.19%와 1.69%로 자체 최대 수치를 경신 중이다. 지난달 말 출시한 푸조 2008은 사전계약 10여일만에 1000대가 계약되는 놀라운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수입차 판매 추이.(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들은 독일차에 대한 프리미엄 이미지가 퇴색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지난달 아슬란 출시회에서 김상대 현대차 국내마케팅실장이 "독일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경계감은 여전하다.
또 다른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독일차를 직접 겨냥하고 만든 현대차 아슬란 외에도 제네시스나 SM7 노바 등 국내 고급 세단 판매가 늘고 있는 것도 프리미엄 세단이 주류를 이루는 독일 브랜드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독일 브랜드의 점유율 하락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여전히 물량을 대기 어려울 정도로 수요가 높아, 물량 공급만 해소되면 독일차의 진격은 계속될 것이란 얘기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상반기 판매량이 워낙 많아 물량이 부족했던 것이 일시적인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며 "독일 브랜드들의 판매량 하락세로 볼 수 없으며 이달부터는 다시 판매량이 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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