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는 독보적인 국내 1위 모바일 게임사다.
넷마블의 ‘세븐나이츠’는 게임성과 흥행성을 둘 다 갖춰 다음 달 개최되는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유력한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또 몬스터길들이기는 1년 넘게 매출 상위권에 있고, 모두의마블은 아시아 전지역에서 인기다.
올해 초에는 중국의 거인 ‘텐센트’로부터 53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전략적 파트너를 맺는 등 현재 한국에서 가장 ‘핫’한 게임사는 넷마블이라 할 수 있다.
30일 만난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1년 사이에 텐센트 투자 계약, CJ그룹으로부터의 독립과 개발지주회사 CJ게임즈와의 합병 등 회사생활을 하며 가장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낸 것 같다”고 올해를 돌아봤다.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사진=넷마블)
넷마블은 올해 CJ그룹으로부터 독립해 독자적인 경영권을 가지게 됐고,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순위 5위권 내에 꾸준히 세 작품 이상을 올려놓으며 매 분기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2000년 창립된 넷마블이 창사 15년 만에 맞은 최대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권영식 대표는 ‘글로벌로 나가지 못하면 죽는다’, ‘자존심이 상한다’ 등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2000명의 넷마블 식구들과 함께 축배를 들기에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더 많기 때문이다.
우선 국내 시장에서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광고를 연일 집행하고 있는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에 매출 1위 자리를 내줬다.
권영식 대표는 “지난 9월초부터 이대로 가다가는 1위를 뺏길 수 있다는 생각에 대안을 고민하며, ‘세븐나이츠’의 홍보에도 힘썼는데 도저히 경쟁이 안 되더라”며 “아시안게임 개막식 때 클래시 오브 클랜 30초짜리 광고가 연이어 나오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PC온라인 시장에서도 외산 게임에 1위를 내준 상황에서 모바일까지 안방을 내주는 것은 매우 자존심이 상한다”며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넷마블은 대규모 광고 경쟁을 펼치는 ‘물량전’보다는 게임 이용자를 더 연구하고,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좋은 게임을 만드는 방향을 제시했다. 넷마블 내부에는 최대 60~70명이 한 게임 개발에 투입되기도 하는 등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6월 미디어에 공개한 2종의 기대작 ‘레이븐’과 ‘크로노 블레이드’도 출시를 서두르기 보다는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추가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처럼 국내 시장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넷마블에게는 더 큰 숙제가 있다.
세계 최대의 모바일 게임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활로를 개척하는 일이다.
권영식 대표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아무리 크게 성장해도 4조원 규모 이상은 힘들고, 경쟁이 계속 치열해지고 있다”며 “시장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글로벌로 진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미, 유럽, 일본 등 다른 대형 시장도 있지만, 넷마블 입장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은 ‘중국’이라 할 수 있다. 이미 매출기준으로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텐센트’와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맺었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은 이제 막 성장을 시작했지만, 올해 벌써 4조원 시장으로 커졌다”며 “중국 시장이 20조원까지 성장하고, 텐센트의 점유율이 40%까지 떨어져도 무려 8조원의 시장을 차지하는 셈”이라고 텐센트와의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내 다른 파트너들과 손잡고 시장을 개척하거나, 독자 지출 할 수도 있지만 이미 모바일게임 플랫폼을 탄탄하게 구축한 텐센트와 거리를 둘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다만 시장 일부에서는 텐센트와의 계약은 게임사가 너무 불리한 경우가 많아, 한국 게임사들이 텐센트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하청업체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권영식 대표는 “우리와 텐센트는 서로의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전략적 파트너 관계로 다른 회사들과는 조건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코 우리에게 불리한 조건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5300억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텐센트가 넷마블게임즈 경영해 간섭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계약 구조가 자체가 경영 간섭을 할 수 없는 구조”라고 잘라 말했다.
권 대표는 “사실 텐센트와 다른 중국 게임사들은 전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 내수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텐센트와의 논의는 넷마블의 어떤 게임을 언제, 어떻게 중국 시장에 출시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다”고 설명했다.
◇넷마블게임즈 구로 사옥(사진=넷마블)
한편, 이 자리에서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넷마블게임즈의 상장 문제도 거론됐다.
최근 국내외에서 우수한 개발력과 노하우를 가진 모바일 게임사의 기업가치가 유명 온라인 게임사나 콘솔 게임사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으로, 넷마블이 상장한다면 시장에서 좋은 기업가치를 평가받으며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넷마블의 자회사인 넷마블몬스터(몬스터 길들이기), 넷마블엔투(모두의 마블) 넷마블넥서스(세븐나이츠) 등의 별도 상장도 충분히 가능하다.
권영식 대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기업이라면 언젠가는 상장을 추진하지 않겠냐?”며 “산하 개발사들도 투자자에 대한 보상으로 상장을 추진한다는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조금 실적이 좋다고 해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면 결국 시장에서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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