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주류측이 6일 4.29 재보선 전주 덕진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을 공천에서 배제키로 결정한데 맞서 정 전 장관은 무소속 출마를 강력히 시사, 파장이 일고 있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정 전 장관에게 공천을 주지 않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최고위는 결정문에서 "이번 재보선은 민주당이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고 'MB악법'을 막아낼 힘이 있는 야당이 되느냐, 못되느냐가 판가름나는 선거"라며 "민주당은 일관되게 추진해온 전국정당화 노력에 비춰 정 상임고문이 전주 덕진에 출마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 공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정 상임고문은 민주당의 소중한 자산이자 대통령 후보를 지낸 분으로서 당내 단합과 반(反)MB 정서의 굳건한 구축을 위해 애당적 결단을 통해 당의 결정을 수용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요구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해관계를 따져 결정한 게 아니고 장기적 차원에서 어떤 선택이 당에 이로운지가 결정기준이었다"며 "이것이 당을 위해 낫다면 저는 모든 걸 희생할 수 있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최고위의 이날 결정은 정 전 장관에 대한 공천시 재보선 승부처인 인천부평을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나 정 전 장관과 공천 찬성파들의 반발 등 후폭풍이 만만치않을 전망이다.
정 전 장관은 연합뉴스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불교 경전의 말씀이 마음에 와닿는다"며 향후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강력히 시사했다.
정 전 장관의 출마를 지지해온 4선이상 당 중진의원들은 보도자료를 내고 유감을 표명했으며, 이종걸 강창일 등 비주류와 친(親)정동영계 의원 15명은 성명을 내고 "당 지도부는 이번 재보선을 '민주당 대 정동영'의 대결로 만들었다"며 당 지도부의 책임을 경고하고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가 당 일각의 반발 기류에도 불구, 공천 배제를 확정함에 따라 지난달 22일 정 전 장관이 자신의 정치적 텃밭인 덕진 출마를 선언하며 미국에서 귀국한 뒤 빚어진 일련의 공천 갈등 사태는 일단 보름 만에 일단락됐다.
하지만 정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것이 확실시돼 향후 당은 재보선에 일사불란하게 대처하기보다는 '계파 투쟁'을 빚으며 엄청난 소용돌이에 빠져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이종걸 의원은 15인 성명에 대해 "오로지 좁은 당권에만 집착하는 정 대표는 대표의 자격을 의심받고 있다"며 "당 쇄신 차원의 운동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는 반면 정 대표 측은 "혹시 정 전 장관이 무소속으로 당선되더라도 복당시켜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공천 갈등이 분란 양상으로 가면서 민주당의 4.29 재보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은 당초 재보선을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내지는 심판의 구도로 이끌어 승리함으로써 6월 임시국회의 '미디어입법 대치'에서 선전하며 대안.수권정당으로 발돋움한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공천 갈등이 심화되면서 '정권 심판'의 의제는 소멸하는 대신 정세균-정동영의 대립이라는 '집안 싸움'만 부각되는 양상이었다.
만약 민주당이 재보선의 승부처인 인천 부평을에서 패하고 정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해 당선될 경우 이번 공천 갈등 사태를 둘러싼 '책임론'이 비등해지며 정세균 대표 체제는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 전 장관도 무소속 출마를 통해 국회에 입성하더라도 당내 영향력은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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