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부 걱정에 제왕절개 늦어 아이 숨져..병원 배상책임
2014-11-02 06:00:00 2014-11-02 06:00:00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임부와 태아의 상태가 동시에 염려되는 상황에서 제왕절개수술을 늦춘 병원 측에 억대의 배상책임이 인정됐다.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한 부작용으로 아이가 태어난 지 반 년 만에 부모 곁을 떠났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조휴옥 부장)는 허모(38·여)씨 부부 등이 G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억61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허씨가 극심한 진통을 호소하며 수술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고, 병원 측은 제왕절개수술을 준비했다가 전신마취를 위한 금식시간이 확보되지 않아 경과를 지켜봤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식시간이 확보되기 전 자궁파열이 의심됐고, 이 경우 태아가 저산소증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며 "의료진은 즉시 응급 제왕절개수술을 시행할 것을 결정하고 시술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당시 전신마취를 위한 8시간의 금식시간이 확보되지 않았으나, 수술을 지연하는 것이 수술을 하는 것보다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 예상되면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의료진의 과실로 태아에게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 시간이 길어져 허씨의 아이가 사망하는 악결과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의료행위는 본질적으로 신체침해를 수반하고, 출산은 모든 기술을 다해 진료해도 예상외의 결과가 생길 수 있는 고도로 위험한 행위"라며 병원 측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허씨는 2012년 11월 G병원에서 제왕절개수술로 낳은 아이를 생후 6개월 만에 잃었다.
 
제왕절개수술을 제때 받지 못한 탓이 컸다. 당시 의료진은 허씨가 마지막 식사를 마친 뒤로 전신취에 필요한 8시간이 지나지 않아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의료진은 허씨의 자궁파열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이 시간을 채우려고 30여분을 기다렸다.
 
허씨의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뇌성마비 등 온갖 병에 시달렸고, 치료를 받다 끝내 사망했다.
 
허씨 부부는 8시간 이상 금식해야 하는 점을 알리지 않은 책임 등을 물어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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