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욱의 가요별점)감성 싱어송라이터 윤건, 가을을 연주하다
2014-10-27 17:41:23 2014-10-27 17:41:26
◇새 앨범으로 컴백한 싱어송라이터 윤건. (사진제공=센토엔터테인먼트, 포츈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실력 있는 뮤지션이 오랜만에 팬들의 곁에 돌아왔습니다. 무려 7년이 걸렸는데요. 싱어송라이터 윤건이 지난 2007년 발표한 정규 3집에 이어 7년 만에 정규 4집 앨범을 내놨습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이 ‘오텀 플레이’(Autumn Play)인데요. 제목에서부터 가을의 냄새가 물씬 풍기죠? 이번 앨범엔 가을에 참 잘 어울리는 노래들이 담겨 있습니다. 윤건의 음악은 감미롭습니다.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자극적인 요소들 대신, 자연스러움을 음악에 담았습니다.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휴식이 될 만한 노래들입니다. 이번 앨범엔 지난해 발표됐던 '딱 한잔만'과 '백투유'(Back to you)의 새로운 버전을 비롯해 총 10곡이 수록됐는데요. 이 중 오렌지캬라멜의 리지와 랩퍼 지조가 참여한 곡 '케미'는 추후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앨범이 발표되기 전 선공개됐던 노래인 ‘가을에 만나’에 대해 우선 살펴볼까요? 지난 여름 해운대에서 짧은 시간을 함께 보냈던 인연을 가을에 다시 만나 사랑을 고백한다는 내용을 담은 노래인데요. 감성적인 기타와 피아노 선율이 가을의 분위기에 흠뻑 젖어들게 하고, 윤건은 목소리에 힘을 빼고 이야기하듯 노랫속 스토리를 전달합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은 ‘5분 고백송’인데요.사랑하는 사람에게 진심을 고백하는 순간을 담고 있는 곡입니다. 곡 전체를 이끄는 피아노 사운드가 드라마틱하게 이어지고, 윤건은 감성을 자극하는 스타일의 보컬을 선보입니다.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요. 
 
"잠깐이면 돼 너에게 할 말이 있어. 딱 오분만 부탁해. 말 주변이 없어. 조금 서툴더라도 조금만 이해해. 오늘이 지나버리면. 기회는 다시 내게 없을까봐. 아침부터 준비했어. 내 맘을 고백할게. 처음부터 니가 좋아서 매일매일 니 생각만하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난 모르겠어"란 가사입니다.
 
서툴지만 순수함이 느껴지는 한 남자의 진심을 담은 내용인데요. 억지로 멋있게 꾸며서 얘기하려 하지 않고, 마음 속 있는 그대로를 전달하는 담백한 가사를 담은 노래라는 점에서 더 큰 울림을 주는 주는 노래입니다.
 
신곡이 발표되면 그 노래의 뮤직비디오가 함께 공개되는 것이 보통인데요. 윤건은 대신 단편음악영화인 '5분 고백'을 공개했습니다. 이 영화의 주연은 윤건과 배우 김호정이 맡았는데요.
 
윤건은 지난달 '대한민국 대중 문화의 저변 확대와 창작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는 후배 크리에이터 양성'을 위해 음악단편영화 시나리오 공모전을 열었습니다. '5분 고백'이 바로 이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인데요. '5분 고백'의 메인 OST가 '5분 고백송'입니다. 노래와 함께 영화를 감상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네요.
 
 
5번 트랙의 '공통점' 역시 '5분 고백송'과 담백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노래인데요. 이 노래에서 윤건은 "우린 서로 생각도 너무 달라. 생김새도 너무 달라. 태어난 곳도 나이도 달라. 그래서 우린 너무나 많이 싸워. 미친듯이 서로 싸워"라고 노래합니다. 이어 "생각해 보면 너와 나 공통점이 너무 많아"라면서 "같은 곳을 향해 걷고 있잖아. 같은 하늘 아래 숨 쉬고 있잖아. 코 하나, 입 하나. 너와 난 하나. 코 하나, 입 하나. 우린 원래 하나. 코 하나, 입 하나. 우린 원래 하나"라고 얘기하는데요.
 
이 노래를 통해 윤건의 평소 가치관도 엿볼 수 있을 것 같고요. 화려한 미사여구가 없는 쉬운 가사라 더 진한 여운을 남깁니다. 서로 생각이 달라서, 또는 이해 관계가 맞지 않아서 서로 싸우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는데요. 뭔가 깨달음을 주는 노래네요.
 
그리고 6번 트랙엔 '질리지 않아'란 곡이 실렸는데요. "난 너만 있으면 돼. 너만 있으면 돼. 나는 니가 있어야만 돼. 어제 오늘, 내일도 너만 있으면 돼. 난 너 없으면 안돼. 너 없으면 안돼. 나는 니가 없으면 안돼. 어제 오늘, 내일도 나는 너 없으면 안돼"라는 비슷한 느낌의 가사가 반복되는 노래입니다. "반복하고 반복해도 너라는 사람 질리지 않아 질리지 않아"라고 노래하는 윤건은 이 노래에서 말하고자 했던 주제를 곡 전체의 스타일로 그대로 표현해냈습니다. 같은 가사와 멜로디가 반복되는 이 노래 역시 계속 들어도 질리지 않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는 곡입니다.
 
7번 트랙에 실린 '커피콩, 럭키콩'은 제목 만큼이나 재밌는 리듬과 가사를 담고 있는 곡인데요. 흥겨운 리듬과 함께 반복되는 "커피커피콩. 커피커피콩. 커피커피콩", "럭키럭키콩. 럭키럭키콩. 럭키럭키콩"이란 가사가 어깨를 들썩이게 합니다. 힘든 일상에 지쳐있는 사람들을 위한 응원가가 될 듯합니다.
 
윤건은 그룹 '어떤 날'의 노래인 '하늘'을 리메이크한 곡을 8번 트랙에 실었습니다. 원곡은 1986년에 발표됐던 노래인데요. 윤건이 부른 '하늘'에선 원곡의 감성이 그대로 느껴지지만, 원곡과는 전혀 다른 윤건표 음악의 느낌이 함께 담겼습니다. 원곡에선 기타 연주가 곡 전체를 이끌었다면 윤건의 '하늘'에선 피아노 연주가 곡을 채우고 있는데요. 좀 더 섬세하면서 세련된 느낌을 줍니다.
 
'벌써 일년'이라는 노래를 기억하시죠? 윤건이 나얼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그룹 브라운아이즈가 지난 2001년 발표했던 노래인데요. 이 곡의 작곡과 편곡을 맡았던 것이 윤건이었죠. 이 노래를 통해 국내 음악 시장에서 미디움 템포 장르의 곡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는데요. 이후 많은 세월이 흘렀고, 그동안 윤건은 음악적 변화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윤건은 지난 2012년 발표한 '힐링이 필요해'와 같은 브릿팝 장르의 노래들을 최근 선보이고 있는데요,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에서도 그런 음악적 특징을 엿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윤건이 노래를 통해 전달하는 진한 감성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네요. 잠시 잊고 지냈던 감성 싱어송라이터의 컴백에 많은 팬들이 반가워할 것 같습니다.
 
< 윤건 정규 4집 'Autumn Play'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돌아온 감성 뮤지션의 휴식 같은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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