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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글로벌이슈)글로벌 경기 둔화에 피로한 미국
2014-10-21 07:18:35 2014-10-21 07:18:35
<뉴스토마토 국제전문기자가 분석하고 전망한 글로벌 뉴스입니다. 한 주 동안의 핵심 글로벌 이슈를 총 정리해 보여드립니다.>
  
 
미국 경제마저 넘어졌다. 글로벌 경기 우려감이 너무 컸던 탓이다. 전 세계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에 소비지출이 줄었고 건설경기도 악화됐다. 공장수주도 감소했고 제조업 경기도 하락 반전했다. 글로벌 경기 불안은 유로존이 주도했다. 그리스 국채 가격이 폭락한 가운데 각국 예산안을 둘러싼 잡음이 커졌고 세계 시장에 불확실성이 확산됐다. 이 여파로 위험자산이 매력을 잃으면서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미국 너마저..경제지표 줄줄이 악화
 
탄탄대로를 달리던 미국 경제가 갑자기 멈춰 섰다. 유로존 경제위기와 아시아 성장 둔화 탓에 꿋꿋이 살아나던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먼저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매판매가 줄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9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3% 줄어 8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지난 10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도 6.2를 기록하며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0월 건설업체 체감경기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종료하고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제임스 불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6일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연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Fed)가 그의 말대로 금리 인상 시점을 늦출 것 같지 않다. 연준이 매우 중요시 여기는 고용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서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6만4000건으로 전주보다 2만3000건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0년 4월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다. 로이터폴의 여론 조사를 봐도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금리 인상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본다. 금리 인상 예정일은 내년 6월부터 10월 사이다.
 
▶뉴욕 증시 '뚝'..글로벌 증시 동반 추락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가 16일까지 6일 연속으로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감이 짙어진 탓이다. 지난 15일에는 미국 경제 지표까지 악화돼 장 중 한때 460포인트가 넘게 빠지며 1만60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그나마 고용지표가 호전돼 하루 만에 1만6000선을 회복했지만, 외부 변수가 너무 많아 안심할 수 없다. 유럽 경제위기와 더불어 이슬람국가(IS), 에볼라 바이러스, 우크라이나 사태 등 미국 증시의 발목을 잡는 요소들이 많다. 미국 증시 하락은 세계 금융권에 불안감을 안겨줬다. 16일 영국 증시는 2.83%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고 프랑스와 독일 증시는 각각 3.63%, 2.83%씩 내렸다. 같은 날 일본 증시는 2% 넘게 하락했고 중국 증시도 0.72%정도 내렸다. 폴 히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당분간 글로벌 금융권에 변동성 장세가 연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우존스 지수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미국 3분기 어닝시즌..기분좋은 출발
 
미국의 3분기 기업 실적이 대체로 호전됐다. 특히, 금융주가 실적 호조를 견인했다. JP모건체이스는 순이익이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골드만삭스의 순이익은 전년동기보다 무려 48%나 증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순손실 규모도 예상보다 많이 줄었다. 씨티그룹의 순이익은 6.6% 늘어 시장 예상치를 뛰어 넘었고 웰스파고는 예상치에 부합하는 순이익을 거뒀다. IT주에서는 인텔과 넷플릭스가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올렸다. 다만, 구글은 광고수익 감소로 예상치를 밑도는 순이익을 발표했다.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는 오는 이달 말까지 계속 이어진다. 눈여겨봐야 할 기업으로는 애플(19일), 아마존(22일), 페이스북(28일), 엑손모빌(31일) 등이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톰슨 로이터는 S&P500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수익 성장률이 평균 6.4%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파죽지세'
 
에볼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에볼라 감염자는 8997명, 사망자는 4493명이다. WHO는 이번 주내로 사망자 수가 45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은 에볼라가 가장 취약한 국가로 지목됐다. 미국도 안심할 수 없는 없는 상황이다. 텍사스 댈러스 병원에서 간호사 2명이 에볼라에 감염됐다. 댈러스 당국은 비상사태 선포를 검토 중이다. 다행히 상황이 나아진 곳도 있다. 나이지리아와 세네갈은 바이러스 감염이 중단돼 오는 20일과 17일에 각각 에볼라 종식을 선언할 예정이다. 42일 동안 감염자가 나오지 않으면 정부는 전염병 발병 종료를 선언할 수 있다.
 
◇한 군인이 보건 요원의 복장을 점검해 주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유럽
 
▶EU·프랑스 예산안 줄다리기
 
유럽연합(EU) 당국과 프랑스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EU가 주도하는 긴축기조에 프랑스가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15일 프랑스 정부는 EU 집행위원회에 성장 전략이 담긴 내년도 예산을 제출했다. 프랑스는 앞으로 3년간 기업이 납부하는 세금 400억유로를 줄여주고 고용과 관련한 규제를 축소할 방침이다. 또 내년에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목표치인 2%에 맞출 수 없다고 통보했다. 프랑스의 뒤를 이어 이탈리아와 그리스도 긴축에서 성장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이런 성장 위주의 예산이 EU 집행위의 문턱을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EU는 회원국들의 예산을 거부하거나 수정을 요청할 권한을 지니고 있다. 전문가들은 프랑스 예산안이 EU 역사상 처음으로 거절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U 집행위의 28개국 예산 심의 결과는 이달 말에 공개된다.
 
▶독일 경제 '털썩'..유로존 위기설 확산
 
독일 경제가 끝도 없이 추락하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를 보면 알 수 있다. 8월 들어 독일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수출은 전달대비 5.8%나 감소했고 산업생산도 4.3%나 줄었다. 공장수주는 5.7% 위축됐다.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8%에서 1.2%로 무려 0.6%포인트나 하향 조정됐다. 독일이 이 지경이 된 것은 러시아와의 경제 공조가 헐거워진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가 가속화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예산 확대보다 긴축을 고집하고 있다. 균형예산 방침도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독일 경기 하락이 유럽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유럽의 성장 동력으로 통하는 독일이 힘을 잃자 유로존 경제 위기설마저 불거졌다. 일각에선 유로존이 '재정위기 2.0'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독일의 향후 재정정책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그리스 국채 금리 '급등'..9% 근접
 
그리스가 유로존 경제 위기설에 불을 지폈다. 국채금리가 9% 가까이 치솟으면서 2010년 재정위기의 추억이 되살아난 것이다. 16일 그리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8.91%에 도달해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채금리가 7%만 넘어도 위험 수준으로 간주된다. 그리스 채권이 매력을 잃은 이유는 조기 구제금융 졸업을 두고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제 채권단이 말리는 데도 그리스 정부는 예정 보다 일 년 빨리 구제금융을 종료하려 한다. 구제금융에 조건으로 따르는 긴축이 너무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긴축이 진행되는 동안 경제 문제가 심화돼 집권당은 민심을 잃었고 급기야는 조기 총선을 벌여야 한다는 의견마저 나왔다. 조기 총선 시행 여부는 그리스 경제 상황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스 10년 만기 국채 금리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아시아
 
▶중국, 엇갈린 지표..수출↑·물가 ↓
 
중국이 경기둔화 우려감을 어느 정도 털어냈다. 지난달 수출이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해관총서는 지난 9월 수출이 직전월대비 15.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11.8% 증가와 직전월의 9.4% 증가 모두를 앞서는 수치다. 최근들어 주춤하긴 했지만 미국 경기가 회복세로 진입한 만큼 수출 물량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성장률 목표치인 7.5%는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으리라 보고 있다. 그러나, 번번이 장미빛 전망을 무색하게 하는 부동산 경기 침체 가능성이 남아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저물가로 인한 디플레이션 발발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기대비 1.6% 상승했는데, 이는 사전 전망치인 1.7%와 직전월의 2.0% 모두를 밑도는 것이다. 또한 정부의 물가 목표치인 3.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PPI)도 1.8% 하락하면서 사전 전망치 1.6%에 밑돌았다. 중국 경제 성장 여부는 다음 주 21일에 발표되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보면 좀 더 명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성장률 예상치는 7.2%다. 7.5% 성장한 2분기 때보다 악화된 수치다.
 
▶봉풍 일본 '강타 '
 
시속 25km의 19호 태풍 봉풍이 일본 열도를 강타했다. 지난 13일 미야자키, 가고시마, 오키나와 등 3개 현이 봉풍의 영향권 안에 들어가 1명이 죽고 2명이 실종됐다. 90여명이 중경상을 입기도 했다. 도호쿠 지역 등 8개 현에 사는 주민 66만명에 대해선 대피 권고가 내려졌고 규슈와 시코쿠 섬에선 기차와 항공기 운항을 중단했다. 인도에서도 8명이 사망하고 15만명이 대피하는 등 봉풍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다. 자연재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네팔 히말라야에 눈사태가 일어나 최소 24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실종됐다. 눈사태가 난 지점은 안나푸르나봉으로 가는 길목인 머스탱 지역과 마낭 지역으로 알려졌다. 인도에 들이닥친 사이클론 '후드후드(Hudhud)'의 영향으로 히말라야에 폭설이 내려 이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금도 네팔 산악구조대원들은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윤석진 국제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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