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1일도 검찰은 여러 일이 있었지만 노동당 정진우 부대표에 대한 '카카오톡 압수수색' 사건이 단연 화두였습니다.
검찰 고위 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검찰이 강화하겠다고 밝힌 사이버상 명예훼손이 사실상 '사이버 감시' 아니냐는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이 부분에 대해 적극 해명했습니다.
▶카카오톡 압수수색 논란에 석연찮은 해명
검찰 관계자는 정 부대표가 경찰로부터 약 40일 가량의 카카오톡(카톡) 메시지 내용 등을 압수수색했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받았다며 "사이버 검열"이라고 주장하고 나선데 대해 "과장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언론에서 '3000명의 대화를 들여다봤다'고 보도하는 데 대해서 "이 사건 하나로 3000명의 것을 들여다봤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정 부대표의 카톡 상대가 3000명인지 모르겠지만, 과장된 표현"이라고 말했습니다.
말 꼬리를 잡자는 것은 아니지만 검찰 관계자의 말 중 "정 부대표의 카톡 상대가 3000명인지 모르겠지만…"이라는 부분이 자꾸 걸립니다. 카카오톡 상대가 3000명이라면 그 대화 내용을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정 부대표는 뭐라고 했을까요? 그는 "카카오톡 친구 3000명과의 대화가 유출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부대표는 소규모이긴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어엿한 정당의 부대표입니다. 카카오톡 친구맺기 원리를 조금만 안다면 정 부대표의 카카오톡 친구가 3000명이 안 될 것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검찰의 과장됐다는 해명은 말이 안 되는 것 아닐까요.
검찰은 또 40일(5월1일 ~ 6월10일) 가량의 연락처를 봤다는 정 부대표의 주장에 대해선 "카톡 서버에서 대화 보관일자는 며칠 안 되는 걸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그대로 믿는다면 당시 경찰과 검찰은 카카오톡의 삭제 방침에 대해 잘 몰랐던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경찰은 압수수색 기간으로 적시한 날로부터 1주일 후인 6월17일 영장을 발부받아 다음날인 18일 영장을 집행했습니다. 이미 카카오톡 서버에서 대부분의 내용이 지워졌지만, 경찰은 6월10일 하루 동안의 카카오톡 내용을 확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검찰이나 경찰이 카카오톡 압수수색을 하면서 서버 저장기간을 몰랐으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만일 그렇더라도 검찰과 경찰이 민첩하게 압수수색 절차에 들어간다면 최대 1주일치의 대화 내용을 입수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지 않을까요. 물론 법원에서 압수수색 대상기간을 얼마나 정할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말입니다.
▶압수수색 사실 3개월 뒤에야 통보
더 큰 문제는 이 것입니다. 정 부대표는 자신의 카카오톡 내용이 압수수색 당했다는 것을 집행 3개월 뒤인 지난달 16일 경찰로부터 통보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압수수색을 당했는데 정작 본인은 3개월 동안 이를 전혀 몰랐다는 겁니다.
수사기관인 경찰과 검찰은 물론이고,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조차 압수수색 사실을 당사자에게 알리지 않은 것입니다. 아무리 '규정대로'라지만 국민들이 이 점을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또 개인 휴대폰의 압수를 통해서는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해 카카오톡의 내용이 충분히 복원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문자메시지 복원과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관계자의 말대로라면 휴대폰을 압수할 경우에는 시간이 상당히 지난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입수 하는데 있어서 특별한 제한이 없다는 것이어서, 수사와는 관계 없는 무제한적인 정보가 수사 기관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커집니다.
한편, 공교롭게도 이날 다음과 카카오는 합병을 하고 '다음카카오'를 출범시켰는데요. 이 자리에서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사이버 모니터링' 논란과 관련해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을 경우 협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의 합병법인 다음카카오의 최세훈(왼쪽), 이석우 공동대표가 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다음카카오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News1
▶ "검찰 수사는 무조건 대법원 판례를 따를 순 없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일부 사건에서 검찰이 대법원 판례와 반대되는 논리로 기소를 하는 것에 대해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검사가 대법원 판례라고 전부 수긍하면 판례 변경이 있을 수 없다"며 "대법원 판결 중에서 시대 변화나 구체적 사안에서 안 맞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와 관련된 몇 가지 사례를 제시한 후, "어떤 경우는 무죄가 날지 알면서도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무죄를 감수하고도 계속 기소한다. 결국 판례를 좀 바꾸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법원의 오류를 막기 위해서 생긴 것이 검찰 제도"라며 "제도가 거꾸로 돼 검찰의 오류를 법원이 막는 아이러니가 생겼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해석의 차이는 있겠지만 최근 법원에서 잇따라 검찰의 제출 증거가 배척된 데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원래 취지대로 법원의 판결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검찰이 끊임없이 노력해 제대로 된 결론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언론들이 보기에도 검찰의 노력이 정당한 방향이라면 평소 비판하더라도 힘을 실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탈세' 연예인들 고발은 국세청 뜻에 따라
아울러 검찰 관계자는 일부 '한류' 연예인들의 탈세 혐의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국세청의 고발 유무에 따라 수사 개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액수가 고액이면 고발 없어도 수사 가능하지만, 그 액수 이하면 국세청이 고발심의위원회를 연다"며 "고발 정도까지 가지 않을 액수라고 전언으로 듣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국세청이 고발을 할지 안할지는 우리 소관이 아니다"며 "국세청이 자료를 보내오면 국세청 조사가 제대로 된 건지 우리도 좀 봐야한다"고 했습니다.<끝>
이 뉴스는 2014년 10월 1일 ( 19:29:50 ) 토마토프라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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