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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수 前STX 회장 "횡령 지시한 적 없다"
2014-09-16 14:47:39 2014-09-16 14:52:19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강덕수 전 STX 회장이 횡령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재판장 김종호 부장)의 심리로 진행된 8차 공판에서는 'STX조선해양 현안 리포트(재무리포트)'에 대한 서증 조사가 진행됐다.
 
리포트에는 현금 흐름과 차입금 추이, 현안, 안건, 고려사항 등이 담겨 있다. 이는 정해진 소수 인원만 볼 수 있는 사내 문건으로 대외비다.
 
검찰은 재무리포트를 강 전 회장에게 한 달에 한 번씩 보고 했다는 김노식 전 전무의 진술을 기반으로, 강 전 회장이 직접 분식회계를 지시하고 관장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STX조선해양의 차입이나 이자보상비율 등을 보면 왜 분식회계를 할 수밖에 없었는지 정황을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강 전 회장측은 김 전 전무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측은 "이 보고서는 기업의 실무진들 사이에서 왔다갔다하는 일반적인 서류"라며 "일반적으로 분식은 이중 장부가 있는데 실무자들이 이중 장부가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이중 장부가 없어서 분식 규모 등에 있어서 논쟁이 되는 것"이라며 "강 전 회장은 실제 재무상태를 보고 받지 못했고 이미 분식이 된 보고서를 받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인지조차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현재 이중장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진술을 통해 폐기됐다는 것을 여러번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실질적으로 재무리포트 작성을 관장한 김 전 전무는 2009년 2000억원 영업손실을 예상했음에도 보고서에는 1000억원의 이익을 낼 것으로 기재해서 강 전 회장에게 보고했다.
 
김 전 전무는 "강 전 회장이 '기업회계에 불합리한 면이 있다. 손실에는 충당금이 있는 반면 이익은 반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원칙대로 회계를 처리하면 영업이익이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에 강 전 회장의 발언을 이익이 나는 쪽으로 바꾸라고 이해했다"고 전했다.
  
이에 변호인 측은 "그룹 수장이 '영업이익 내자'라고 말하는 것은 일반적인 지시인 데다 이익을 내기 원하는 것은 모든 회사가 마찬가지"라며 "이를 분식회계를 지시한 것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전무가 분식회계로 확대해서 받아들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전 회장은 2008~2012회계연도를 결산하며 총 2조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과대계상하고, 계열사 자금 2843억원으로 개인 회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 등으로 지난 5월 구속 기소됐다.
 
강 전 회장과 함께 STX 전 경영진 6명도 회계분식, 회사채 부정발행 등을 주도한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9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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