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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시세차익 작아 보금자리 전매제한 풀어도?..벌써 5천만원 '업'
대규모 투기세력 유입 우려, 강남지구 내년말 호가 1억원 더 뛸 듯
국토부 "재산권 침해 측면..시세 70% 미만인 곳 없어"
2014-09-09 10:59:11 2014-09-09 11:03:51
◇강남 세곡LH푸르지오 단지. (사진=문정우기자)
 
[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현재 프리미엄이 5000만원까지 붙어 있어요."
 
지난 2일 강남 세곡동 보금자리주택(공공주택) 단지에서 만난 인근 중개업소 대표의 말이다.
 
그는 "감정가 기준으로 구 33평형이 6억원 정도인데 내년 하반기에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아마 7억원 가까이 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9.1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이번 대책은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의지를 충분히 담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공공주택에 대한 기본 취지에서 벗어난데다 시세차익을 노린 대규모 투자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대책에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50% 이상 해제한 수도권 보금자리주택의 전매제한기간을 기존 2~8년에서 1~6년으로, 거주의무기간은 분양 뒤 최대 5년에서 3년으로 완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초 분양가가 시세의 70~85% 미만인 공공주택의 기존 전매제한은 8년에서 6년으로, 거주의무기간도 5년에서 3년으로 줄어들게 된다. 시세의 85% 이상인 공공주택은 기존 4년으로 변경되지 않지만, 시세를 넘어선다면 거주의무는 사라진다. 완화조치는 신규 분양 주택과 함께 기존 주택에도 소급 적용된다.
 
국토부는 전매제한을 완화해도 현재 주택시장이 안정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시세차익이 크지 않고 청약비율도 낮아지는 추세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 보금자리주택에 부과하는 입주·거주의무가 과도한 규제로 작용했다는 결론을 냈다.
 
하지만 보금자리 아파트 들은 이미 상당한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전매제한 완화로 시세차익이 더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강남 세곡동의 B 중개업소는 "전매제한이 있다고 하지만 소위 딱지라 불리며 거래되는 경우가 있는데 알아봐 줄 수 있다"며 "인근 강남세곡LH푸르지오는 내년 9월 14일이면 전매제한이 풀려 가격은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딱지는 불법으로 분양권을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인근 '강남세곡LHe편한세상'이 6억~6억5000만원 수준인 점과 인근 '래미안 강남힐스'의 경우 경관이 좋은 611동이 최고 1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시세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기 하남시 미사지구 공사현장. (사진=문정우기자)
 
이는 경기 하남미사지구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앞으로 3년간 한시적으로 신규 공공택지 지정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중개업소에는 전매제한과 관련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하남미사지구 보금자리주택에는 최소 3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더해진 상황. 지난 6월 31일 입주를 시작한 9A15블록은 이미 7000만~1억원까지 프리미엄이 붙었다.
 
하남시 C중개업소 대표는 "(입주가능한 곳을 중심으로)대책 발표 이후 보금자리주택 관련 문의가 늘었다"며 "정부가 거래 활성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조짐을 보이면서 당첨자나 집주인들이 물건을 회수해 호가가 더 오르고 입주 이후 시세는 더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투기세력이 유입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전매제한 완화를 그린벨트 해제지역까지 하는 것은 시세차익을 통해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함"이라며 "이번 조치로 대규모 투기세력 유입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이번 조치가 분양권자들의 재산권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세의 70% 미만 공급물량이 없어 우려를 일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전매제한 등은 수분양자들의 재산권을 제약하는 측면이 있었다"며 "최근 분양단지의 경우 시세와 비슷하게 분양되고 과거처럼 인근 시세보다 70% 미만으로 공급될 물량이 없어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세력이 진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못 박았다.
  
현재 그린벨트 보금자리주택 중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70% 미만으로 공급된 지역은 강남 세곡·내곡지구와 위례신도시다.
 
◇강남 세곡동의 한 보금자리주택지구에 있는 보금자리주택 사업취지 안내문. (사진=문정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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