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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노조, '구조조정 철회' 천막농성 돌입
2014-08-22 04:58:59 2014-08-22 05:03:16
[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현대증권(003450)이 희망퇴직과 영업점 통폐합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착수한 가운데 노동조합이 본격적인 구조조정 철회 투쟁에 나섰다.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인 결정에 동의할 수 없고, 구조조정이 중단될 때까지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예상된다.
 
21일 현대증권 노조는 여의도 본사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천막을 설치한 후, 이날 밤 400여명의 노조원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구조조정 반대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조는 회사의 일방적이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증권 여의도 본사 사옥 앞에 구조조정 철회를 요구하는 노조의 천막이 세워져있다. (사진=최하나 기자)
 
이동열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은 "회사가 구조조정에 대해 노조와 협의하겠다고 했지만 제대로 된 협의 과정은 없었다"며 "일방적인 사측의 통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증권은 지난 6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전사적인 비용절감 등 경영혁신 방안을 실시해왔다. 이달에는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도 받았다. 희망퇴직자는 200여명으로 전체 직원의 10%에 이른다.
 
노조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지난달 28일 노동조합 임원보궐선거가 진행중이었던 시기에 '비상경영 하(下) 희망퇴직 시행 예정에 대한 협의 요청'을 통해 희망퇴직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노조위원장은 "사측이 회계법인이 실시했다는 경영진단 발췌 자료로 지점장과 부서장 간담회를 통해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밝혔지만, 노조와는 단 한 차례의 협의도 없었다"며 "결국 지난 1일 노동조합의 임원선거가 끝나고 임기가 시작되는 날 희망퇴직 신청 공고가 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측은 또 노조가 임금삭감을 동반하는 임금체계 개편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에 경영상 해고의 절차를 강행하겠다며 해고 대상자 선정 기준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현대증권 노사는 4차례에 걸쳐 고용안정대책회의를 진행했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성과가 없었다.
 
◇이동열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이 구조조정 반대
팻말을 메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증권 노동조합)
이 노조위원장은 "사측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의 방안인 희망퇴직과 임금삭감을 통한 임금체제 개편, 경영상 해고에 관한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이런 일방적인 구조조정은 올해 1월에 체결한 단체협약인 고용안정에 관한 협약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노조는 단체협약에 근거한 제대로 된 노사 협의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사 공동회계법인 지정을 통한 투명한 경영진단 등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노조위원장은 "사측은 전문기관에서 의뢰받았다는 경영분석자료도 전체 공개하고 있지 않다"며 "공개한 내용은 A4 용지 2장 정도에 요약된 일부분에 불과 할뿐만 아니라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맞춰 자료를 만들어 주는 것이 공공연하기에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노조와 사측이 공동회계법인을 지정해 투명한 경영진단이 이뤄져야 한다"며 "경영위기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 제시와 노사간 대화를 통해 원칙에 맞춰 합의점을 찾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일방적인 구조조정이 중단될 때까지 천막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증권가의 구조조정 칼바람이 지속되면서 올해 4월 이후 퇴직한 증권맨이 2000여명에 이른다.올 들어 삼성증권(016360)동양증권(003470), 우리투자증권(005940), 대신증권(003540), NH농협증권(016420), 하나대투증권, 현대증권, HMC투자증권(001500) 등이 구조조정을 위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구조조정이 본격화 되면서 노사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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