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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저렴한 노동력' 옛말..너도나도 '해외로'
값싼 노동력 찾아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로 진출
인력은 넘치지만 취약한 인프라는 '아직'
2014-07-23 15:01:23 2014-07-23 15:05:48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저렴한 노동력을 앞세워 전세계 기업들을 유혹했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신발, 의류, 가방 등 잡화와 공산품은 세계 각지로 뻗어갔고 '메이드인차이나(made in china)'는 중국 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경제가 성장하며 인건비는 점차 상승했고 중국을 떠나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났다. 중국 기업들 역시 그들의 '중국'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런 곳으로 각광받는 지역이 아프리카다. 그 중에서도 인구 대국인 에티오피아가 새로운 노동력 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2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중국의 일부 노동집약형 기업들이 과거 글로벌 기업들이 그랬듯 염가의 노동력을 찾아 에티오피아로 생산 기지를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노동자의 한달 임금은 40달러다. 중국 본토의 제조업체 평균 임금인 560달러의 10분의1도 채 되지 않는다. 아직은 열악한 인프라로 교통·물류 비용이 중국 현지보다 4배가 더 들기는 하지만 저렴한 인건비의 이점이 훨씬 크다는 것이 기업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나인웨스트, 게스 등에 신발과 가방 등을 납품하는 화젠슈즈인더스트리는 에티오피아에 공장을 설립한지 1년만에 흑자 전환했고 현재는 매달 10만~20만달러의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장화룽 화젠슈즈인더스트리 대표는 "에티오피아는 30년전의 중국과 같은 곳"이라며 "인프라는 취약하지만 일자리를 구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에티오피아의 최대 강점은 인구다. 9600만명에 달하는 인구는 나이지리아 다음으로 많다. 전세계로 따져도 13위에 해당한다. 전체 인구의 80%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어 공장에서 일할 사람을 찾는 것은 전혀 어렵지가 않다.
 
외국인 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에티오피아 정부의 태도도 중국 기업들을 끌어들이는 매력포인트다. 염가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거나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관세를 낮춰주는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지난 5월 리커창 중국 총리는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에티오피아 총리와 만나 중국 산업계의 에티오피아 이전을 약속했다. 데살렌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은 아프리카의 제조업 중심지로 성장하고자 하는 에티오피아의 원대한 꿈을 적극 지원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린이푸 전 세계은행 부총재는 "아프리카 국가들 입장에서는 80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수출이 늘어날 수 있는 기업들의 투자 제안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드보라 브라우티감 존스홉킨스대학 비교정치학 교수 역시 "에티오피아는 현재 경제 성장을 위한 변화의 초석을 다지려 하고 있다"며 "아프리카의 중국이 되는 날이 머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인프라 시설이 온전히 갖춰지지 않은 탓에 중국 기업들의 '러시'는 아직이다. 산업 단지 내에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보장받기 어렵고 에티오피아 밖으로 물자를 이동하려면 많은 돈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세계은행의 2014 기업환경평가에 따르면 에티오피아는 전세계 189개국 중 125위를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한 계단 하락했다. 중국은 96위다.
 
린 전 부총재는 "개혁개방 초기 중국의 모습을 떠올리면 된다"며 "당시 중국도 150km 정도 떨어진 선전과 광저우를 오가는데 12시간이나 들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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