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고급백판지 1위인
한창제지(009460)의 경영권이 결국 본래 주인에게로 돌아왔다. 채권단은 그간 두 차례에 걸쳐 한창제지 지분 매각을 시도했지만 우선협상자가 제시한 가격과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고 유찰시켰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창제지 지분 43.75%를 보유한 대주주인 산업은행, 신한은행, 서울보증보험,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9일 지분 21.3%를 김승한 한창제지 회장에게 매각했다.
지분 17.26%로 2대주주인 김승한 회장은 이번 우선매수권 행사로 지분 38% 이상을 확보하게 돼 경영권을 되찾게 됐다. 김 회장은 한창제지 창업주 고 김종석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문제는 가격에서 발생했다. 채권단의 지분 매각 가격이 기존 입찰에 참여했던 기업들이 제시한 가격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종의 특혜성 매각이다.
특히 지난 인수전에 단독으로 참여한 KCC전자가 매수단가를 90일 평균주가에 20% 경영프리미엄을 할증해 770원에 투찰하고, 200억원이 넘는 입찰 전액을 입찰사 단독 자력으로 모두 잔고증명(100억원 은행 대출의향서 포함)을 했음에도 채권단을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주당 600원대에 김 회장에게 지분을 넘겼다는 설명이다.
앞서 채권단은 지난 2012년 4월에도 김 회장을 대상으로 3자배정 유상증자(보통주 797만주)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주당 가격은 627원이었다.
이에 대해 KCC전자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이때 627원에 800만주 가량을 제3자배정 방식으로 구 사주(김 회장)에게 넘겨 일반주주의 손실과 권리가 침해된 것에 대해 소송을 진행해 1심에서 이겼으나 한창제지 측이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채권단이 김 회장에게 고의적으로 600원대에 지분 21.3%를 넘긴 것"이라며 "지난달 KCC전자 입찰 때 투찰한 주당 단가는 770원임에도 매각을 유찰시켰으면서 김 회장에게는 627원의 최소 단가로 우선매수권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대해 배임 증재에 대한 형사고발과 주식매매 취소 가처분 민사소송 등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서 따르고 준수해야 할 법률과 규정이 있는데도 모두가 짜고치는 고스톱에 의한 각본대로 밀어붙이니 투자자들은 손실만 커진다"고 토로했다.
지금까지 채권단은 두 차례에 걸쳐 한창제지 지분 매각을 시도했다.
첫 번째 인수전에는 제지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한솔제지와 무림그룹 등이 참여했으나 가격협상이 순조롭지 않아 매각이 유찰됐다.
지난달 두번째 인수전이 진행됐지만 채권단은 현재 한창제지와 유상증자 소송 중에 있는 KCC전자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8% 지분을 갖고있는 KCC전자가 인수자로 선정될 경우 지분이 30%로 늘어나는 데다, 유상증자 무효소송에서 KCC전자가 승소하면 15%의 지분이 더해져 경영권 확보에 유리한 입지에 놓이는 상황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때 KCC전자 측은 명확한 근거 없이 매각을 유찰시킨 것에 대해 큰 불만을 표시했다.
KCC전자 측은 채권단이 원하는 금액에 맞춰 입찰가를 제시했는데도 산업은행이 갑자기 매각가격을 올렸다며 고의적으로 KCC전자에 매각하지 않으려는 속셈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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