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대형 유통업체와 입점업체 간 임대차 거래 표준계약서가 마련됐다.
대형 유통업체의 매장 임대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데 반해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계약 방식은 제시돼 있지 않아 부당 계약 사례가 빈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약국·안경점 등 특정 분야에서만 주로 이용되던 매장 임대차 계약 방식이 최근 대형 유통업체 사이에서 패션 등 타 상품군까지로 확대하고 있어 이에 대한 표준거래계약서를 제정했다고 2일 밝혔다.
특약매입('13년6월)과 직매입('12년2월) 등 다른 유통 계약 방식에는 표준거래계약서가 이미 도입돼있다.
그런데 임대차 거래가 국내 주요 7대 백화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1년 17.8%에서 매년 증가해 지난해 21.7%까지 늘었다. 임대차 거래는 입점업체가 유통업체 매장의 일부를 빌려 자기명의로 상품을 판매하고, 판매대금의 일부를 임대료로 지급하는 거래 형태다.
공정위는 거래 특성을 반영해 표준계약서에 ▲상품판매대금 지급기한 ▲판촉사원 파견 강요금지 ▲판촉행사 비용분담 ▲매장 인테리어 비용분담 ▲임대보증금과 임대료 및 관리비 관련 ▲계약해지와 갱신 등 거래 당사자 양측이 지킬 내용을 담았다.
우선 판매대금을 판매일로부터 40일 이내 지급토록 하고, 판촉 행사를 할 때는 계약 사항을 서면에 구체적으로 명시, 비용분담도 입점업체 50%를 초과해 부과할 수 없도록 했다.
매장 인테리어 변경 시 입점업체가 물어야 하는 비용 분담율도 제한했다. 매장 인테리어를 기초시설과 내부 인테리어로 나눠 매장 바닥, 조명 등 기초시설 변경 비용은 유통업체가 원칙적으로 부담토록 한 것.
내부 인테리어도 유통업체 사정에 의한 것이면 유통업체가 부담하도록 하되, 입점 위치 등이 입점업체에 유리하게 바뀌는 등 이익이 된다면 50% 선에서 분담할 수 있도록 했다.
계약해지와 관련해서는 유통업체는 해지일 6개월 전까지, 입점업체는 1개월 전까지 서면 통보하도록 차별 적용했다.
계약갱신 절차도 명확화했다. 갱신 시 조건 등의 변경을 원한다면 계약 만료일 30일 전까지 서면을 통해 의사표시를 하도록 하고,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동일 조건으로 1년 자동 연장되게 했다.
그러나 표준계약서의 도입이 실제 중소 입점업체들의 피해 방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는 지적도 나온다.
표준계약서 채택이 법적으로 강제성을 띠지 않는데다, 계약서 자체에도 '합의'가 아닌 '협의'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법적 구속력을 지니는 합의와 달리 협의는 일종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더 많이 이용된다.
송정원 공정위 유통거래과장은 이와 관련 "계약 당사자 가 최종 계약 체결 때, 표준계약서 상의 협의를 합의로 바꿔 쓸 수도 있다"며 "오히려 표준계약서에 지나치게 많은 사항을 강요하면 처음부터 쓰지 않는 곳이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임대료와 임대보증금 수준 등 거래 조건에 관한 내용은 계약 당사자가 직접 기입토록 해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대규모 유통업체가 자신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계약을 체결하지 못 하도록 계약서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유통업 분야 매장 임대차 표준거래계약서.(자료=공정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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