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초경질원유 수출 재개..유화업계 수입 '잰걸음'
중동산 수입 쏠림 완화 기대.."전체 원료 가격도 하향 안정화"
2014-06-28 08:00:00 2014-06-28 08:00:00
◇사진=뉴스토마토 DB.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미국 정부가 콘덴세이트에 대한 수출을 재개키로 하면서 국내 유화업계가 발빠른 행보에 돌입했다. 콘덴세이트는 천연가스에 섞여 나오는 초경질원유로, 가공을 거치면 석유화학제품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와 등유와 경유 등 잔사 유분 등을 얻을 수 있다.
 
그간 물량의 90% 이상을 중동지역에서 조달해온 국내 유화업계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콘덴세이트 공급량 증가로 원료비 부담을 덜 수 있는 데다 조달처를 다변화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 국내 업체들은 미국이 수출 물량을 대량으로 내놓기보다 점진적으로 늘려갈 것으로 보고, 각 사마다 대응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28일 유화업계에 따르면, 미국 업체들은 이르면 오는 8월부터 콘덴세이트 수출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연방 상무부가 최근 텍사스 소재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즈'와 휴스턴 '엔터프라이즈 프러덕츠 파트너스' 등 두 곳에 콘덴세이트 수출을 허가했다고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원유 수출 길을 열어 준 것은 지난 1970년대 중동발 '오일 쇼크' 이후 40년 만이다. 최근 미국 내 셰일가스 개발 열풍으로 유가가 하락하고, 중동의 정세 불안이 이어지면서 원유 수출 길을 터준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산 콘덴세이트가 국제 석유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브렌트유가 가장 타격을 받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성상과 품질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수출로 인해 재고 소진이 이뤄지면서 가격 약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콘덴세이트의 공급량 증가로 인해 유종을 가릴 것 없이 전체 원유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유화업체들은 미국의 콘덴세이트 수입 재개로 단기적으로 얻을 실익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내에서 수입되는 물량의 90% 이상이 중동산이기 때문이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콘덴세이트를 가장 많이 들여온 지역은 카타르로, 전체 도입 물량의 85%로 나타났다. 이어 사우디가 5%를 차지해, 중동에서만 수입물량의 90%를 소화했다. 지난 2008년 당시만 하더라도 카타르와 호주의 수입 비중이 각각 60%, 30%에 달했으나 불과 4년 만에 중동 쏠림현상이 심화됐다.
 
국내 기업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유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미국산 컨덴세이트 유입으로 원료 공급처 다변화 측면에서도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각 사들은 미국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수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이 다음달부터 파라자일렌(PX) 공장의 상업 가동을 시작함에 따라 콘덴세이트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해당 설비가 콘덴세이트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수출을 허가 받은 업체와 아직 접촉을 하지 않았지만,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검토 중"이라면서  "단기적으로는 유가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긍정적이기 때문에 손익을 따져보고 대응전략을 짜고 있다"고 전했다.
 
GS칼텍스는 현재 콘덴세이트의 사용량은 미미하지만, 미국산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도입을 충분히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토탈도 미국산 콘덴세이트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정제설비(CFU)에 콘덴세이트의 투입 비중을 70~80%까지 높일 계획이기 때문에 미국산 물량 확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토탈은 CFU에 콘덴세이트와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를 6대 4의 비율로 투입하고 있는데, 나프타의 투입량을 지속적으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삼성토탈 관계자는 "미국산 콘덴세이트는 물류비를 제외하고도 충분히 가격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나프타 대신 콘덴세이트 사용량을 늘리기로 한 만큼 미국의 콘덴세이트 수출 동향과 가격을 예의주시하고, 도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미국산 콘센세이트가 시장에 얼마나 풀릴지는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원유시장 전체의 가격을 낮추는 촉매제가 될 것은 분명하다"면서 "콘덴세이트를 사용하는 정유사와 석유화학 기업은 크든 작든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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