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재무 합의문 뭘 담았나
2009-03-15 10:03:00 2009-03-15 10:34:38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의 14일 발표문은 일단 위기에 빠진 세계 경제를 구하기 위해 선진국들과 주요 신생국가들이 `의기투합'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한국은 이번 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요구와 우리의 부실자산 처리 경험을 부속 합의문에 포함시키는 등 차기 의장국 답게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 핵심 합의 내용은 = 발표문은 크게 세계 경기를 회복하고 금융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한 8개항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1항에서 각 국은 수요와 일자리를 늘리고 성장이 회복될 때까지 필요한 행동을 취하고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조항은 당초 우리 정부가 강력히 요구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워싱턴 G20 금융정상회의와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제16차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공조 및 보호무역주의 반대 입장을 분명히 천명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려면 긴밀한 국제적 공조를 통해 고강도의 재정.금융정책을 펴야 하고, 각 국이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당시 메시지였다.
 
합의문에서는 이러한 우리의 입장이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All forms of protectionism)'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강력한 문구로 반영됐다.
 
2항에서 금융기관의 건전성 회복을 위해 부실자산 처리에 관한 공동원칙이 발표된 점도 주목해 볼 만하다. 이는 우리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를 겪으면서 쌓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제안한 것이다.
 
제3항에는 IMF가 각 국의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정책을 `평가'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중앙은행들은 필요한 한 `비전형적인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통화 확장정책을 지속키로 합의했다.

`비전형적인 수단'이란 은행을 통하지 않고 시장에 직접 들어가 회사채를 매입하거나 기업어음(CP)을 사주는 것 등을 의미한다.
 
G20 국가들은 또 세계 경제 위기로 가장 피해를 보는 곳이 개발도상국인 점을 고려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G20 국가들이 국제기구 재원을 확충키로 했다.
 
이밖에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헤지펀드는 반드시 등록해 적절히 관리되도록 하는 등 금융규제를 강화하고 ▲등록 등의 방법으로 신용평가기관에 대해 관리감독을 펴기로 의견일치를 이뤘다.
 
재무장관들은 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개정해 호황기 때는 높게 하고 불황기 때는 낮게 가져가 대출의 여력이 생기도록 하자는 데에도 원칙적인 의견일치를 이뤘다고 회의에 참석한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 미국-유럽 팽팽한 줄다리기 = G20 재무장관 회의 최종 합의문에는 미국이 요구한 경기부양조치에 대한 사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은 그동안 각국이 공동으로 더 많은 돈을 쏟아부어 세계 경기 회복을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일본과 중국도 이번회의에서 미국의 입장을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필두로 한 유럽 국가들은 돈을 추가로 투입해 경기를 부양시키기 보다는 신용 경색을 풀기 위한 금융감독 개혁이 급선무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최종 합의문에 미국의 경기부양조치 요구는 반영되지 않았다.
 
따라서 내달 2일 열린 G20정상회의에서 미국이 이러한 요구를 어떤 방식으로 관철시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합의에 대해 경기침체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계획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브라질, 중국, 인도, 러시아 4개국은 G20 재무장관 합의문이 발표되기 전에 `국제통화기금(IMF)에서의 보다 큰 역할'을 요구하는 공동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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