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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값 폭락에 소비 급감..채소農 '이중고'
2014-05-12 14:52:07 2014-05-12 14:56:36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본격적인 봄철에 접어 들었지만 배추와 양파 등 채솟값이 폭락한데다 채소 소비마저 급감해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겨울 평년기온을 웃도는 따뜻한 날씨에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풍년을 맞았고, 최근엔 봄 햇채소까지 본격적으로 출하되면서 가격이 더 떨어진 것이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 등으로 소비마저 급감해 농민과 유통업체들 모두 울상이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현재 무(상품·1개) 평균 소매가격은 1221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평균 가격보다 24.2% 떨어졌고, 배추(상품·1포기)는 2011원으로 1년 전 평균 가격보다 35.4% 하락했다.
 
파와 양파도 1kg당 각각 1720원, 1584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45.8%, 57.7%씩 폭락했다.
 
ⓒNews1
 
채솟값이 폭락한 것은 지난 겨울 평년기온을 웃도는 따뜻한 날씨와 재배면적 증가 등의 영향으로 주요 채소 생산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봄 햇채소까지 본격 출하되는 것도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5월 들어 배추와 양파 출하량은 작년보다 각각 22%, 무 출하량은 2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지난달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소비부진까지 겹치면서 채소 구매량 역시 줄었다.
 
보통 봄 행락철에는 나들이 인파가 많아지면서 채소 소비가 늘어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로는 전 국민적인 애도 분위기 속에 나들이, 외식 등을 자제하면서 채소 소비량이 감소한 것이다.
 
서울 가락시장 한 관계자는 "최근 한 달간 채소 거래물량이 7∼8% 정도 줄었다"면서 "세월호 참사에 따른 소비 부진이 이어지면서 채소 소비까지 감소했다"고 말했다.
 
채솟값 폭락에 소비 급감까지 이어지자 채소 농가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채솟값이 떨어지면서 농가에서는 오히려 수확하는게 더 손해이기에 밭을 갈아엎고 있는 농가도 속출하고 있다.
 
강원도 평창에서 배추 농사를 짓고 있는 박모씨는 "배추 도매가격이 작년보다 70% 정도 떨어져 계속 적자를 보고 있다"면서 "채솟값은 갈수록 떨어지는데 소비가 원활하지 못해 배추를 갈아엎는 농가들도 많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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