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에 집중하는 정부, 지자체의 노동정책 보완 절실
입력 : 2014-04-25 16:25:06 수정 : 2014-04-25 16:29:10
[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정부가 '고용률 70% 로드맵'을 내놓고 고용정책에 집중하는 사이 노동정책이 소외받고 있다.
 
25일 정부에 따르면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의 올해 예산 2조1019억500만원 중 행정지원예산과 보험관련 기금거래 등을 제외한 예산(1조6677억4200만원)의 73%가 고용정책에만 쏠려 있다.
 
간접적 고용정책 중 하나인 직업능력개발(3208억2600만원)에 책정된 예산까지 합하면 무려 92%가 고용정책에 편중돼 있다.
 
통상 고용정책은 일자리창출 및 시간·기간제 일자리 전환 지원, 직업훈련 등 기업 위주의 지원 사업이며, 노동정책은 노사관계 및 산업재해 피해 지원 등 근로자를 향하는데 둘의 균형이 전혀 잡혀 있지 않은 셈.
 
전문가들은 고용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정책의 집행단계에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노동정책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지적한다.
 
고용부가 올초 보고한 4대목표 11대전략을 보면 지역 단위 노사정위원회의 참여 주체 및 의제 확대, 지역 노사민정협의회와 업종별 대화 강화 등이 제시돼 지역 단위 노사역할의 중요함을 정부도 인지하고는 있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기업 경쟁력과 노동효율성 강화 등과 같은 '기업가적 정부' 역할이 강화해온 가운데, 노동 정책의 집행자로서 지방 정부의 역할 변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서울시와 부천시를 노동정책 우수 지자체로 꼽는데, 서울시의 경우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지자체로서는 처음으로 노동업무 담당 부서를 신설한 점이 눈길을 끈다.
 
◇서울시 노동정책과 역할 및 업무 분장(출처=서울시 홈페이지)
 
노동정책을 일자리 또는 경제정책의 보조수단으로 보고 일자리창출과나 경제정책과 등에서 취급하고 있는 중앙정부 및 다른 지자체들과는 대조적이다.
 
이호근 전북대 교수는 "지역 내 일자리 창출과 직업훈련 등 고용정책이 노동시장 정책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구조적 차원에서 노동문제를 접근한 서울시의 '노동인지적' 행정 문화는 높이 평가할만 하다"고 밝혔다.
 
특히 중앙 정부에 견줘 권한과 예산 등 제약이 큰 상황에서 특정 영역에서는 오히려 더 나은 성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조성주 서울시 노동정책과 노동전문관은 "근로감독권과 노사관계조율권 등 주요한 권한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지방의 노동 정책에는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중앙 정부의 손이 미치지 않는 틈새 영역에 집중해 취약 근로자 보호와 피해예방, 소통 강화 등에 집중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가 주체가 돼 노동정책을 펼친 서울시와 달리 부천시의 다운탑(down-top) 방식의 노동이슈 파이팅도 눈에 띤다.
 
부천시는 2011년 말 전국 최초로 생활임금 제도를 의제화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노사민정협의회을 주축으로 한 시민의 자발적 이니셔티브가 계기가 됐다.
  
부천시 노사민정협의회는 세 차례에 걸쳐 주도적으로 근로자 실태조사를 벌이고, 여섯번의 추진위원회의를 여는 등 긴 노사민정 실무 토론을 거쳐 2012년 제도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부천시의 406명 근로자들은 올해 최저시급(5210원)보다 7% 높은 생활임금(5575원)을 적용 받게 됐다.
 
지자체의 노동정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 지역 노사민정협의회가 전국을 통틀어 20여개, 그나마도 형식적으로만 존재하는 현실에서, 부천시는 한국 지역 노사민정협의의 상징이 됐다는 평가다.
 
이호근 교수는 "최근 지방선거 과정에서 사회적 의제로 떠오른 '생활임금'은 사실 부천시의 20여년 간 노력의 결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정책과 관련해 지방 정부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김준영 한국노총 전략기획본부장은 "지자체가 노동정책 의지를 지니고 활발한 시민참여가 이뤄져도 예산 문제에 걸리거나 조례 신설 등과 관련해 법적 근거가 없어 노동정책을집행하는 공무원들이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지자체별 인구 수와 재정자립도 등이 달라 일률적 비교는 어렵지만, 올해 광역자치단체 전체 세출총액에서 노동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용정책 예산까지 통틀어도 평균 0.41%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969억8000만원을 편성해 지자체중 가장 많은 금액을 고용·노동 정책에 썼다. 이는 고용부 전체 예산의 46%에 달하는 액수다.
 
◇지자체 고용·노동정책 예산.(자료=한국노동사회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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